14일 오전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그룹에는 한 네티즌이 "더러운 빨갱이, 월북자 의심의 가족아…대한민국 역대 어느 대통령이 일반인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더냐, 업무가 바쁜 대통령께서 회의 석상에서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편지까지 보냈으면 고마운줄 알아야"라는 글이 올라왔다.
관련 기사와 커뮤니티에도 "동생 놈월북한 게 대통령 탓이냐" "월북자 가족임에도 연좌제 적용 없이 신경 써주는 게 어디냐" "싸가지없는 집구석이네" "답장 보낸것만 해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등 유족을 비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6일 숨진 이씨의 아들은 문 대통령에게 아버지를 월북자로 규정한 데 대한 원망과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비판,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대한 요청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의 답장은 13일 유족에게 전달됐다.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내용의 A4 용지 한 장, 약 460자짜리 편지다.
답장을 받은 유족 측은 "문 대통령이 직접 답장을 쓴다고 했지만 (컴퓨터로) 타이핑된 편지를 보냈다"며 "문 대통령의 친필 사인도 없다. 이 역시 인쇄된 것이다. 최소한의 성의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야당도 "문 대통령의 답장은 지난 6일 수사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에서 한걸음도 내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편지 논란'에 대해 14일 "정상친서뿐 아니라 빌 게이츠, 그룹 유투의보노 편지, 프란치스코 교황 구두메시지도 타이핑한 것"이라며 "타이핑이 왜 논란의 소지가 돼야 하는지 이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