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이재민에 코트·신발 주고 사라져"…울산은 따뜻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0.10.13 17:02

수정 2020.10.13 17:06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울산시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중앙포토

울산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발생 당시와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미담 사례가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다.  
 
울산지역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선행해주신 분을 찾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지난 12일 올라왔다.
 
피해 아파트 주민의 지인이라고 한 글쓴이는 “지인은 화재 당시 너무 놀라 갓난아기만 안고 나왔는데, 얇은 잠옷 바람에 맨발로 나왔다고 한다”며 “아이를 구급차에 태워 보내고 기다리던 중 지인에게 코트와 신발을 주고 가신 분이 계시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지인은 정신없고 놀란 탓에 여자분이라는 것만 기억한다”라면서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어하니 본인이거나 아시는 분이 계시면 꼭 쪽지 부탁드린다. 선행을 베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발생 당시 도움을 주신 분을 찾는다는 글이 지난 12일 올라왔다. 네이버 카페 화면 캡처

 
해당 게시글에는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직 살만한 세상인가보다’, ‘아기도 무사하다니 감사하다. 꼭 찾으시길 바란다’, ‘울컥한다. 누군가의 선행이 누군가에게 정말 힘이 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밖에도 화재 당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이웃의 대피를 위해 서로 도왔다는 미담도 알려졌다. 28층 피난층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29층 아기와 임신부를 구한 이웃이 있었는가 하면 연기가 자욱한 복도에서 부모의 손을 놓친 아이를 이웃이 발견해 함께 몸을 피한 사례도 있었다. 화재를 먼저 알아차린 주민들은 이웃집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알리는 일도 있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지난 9일 ‘아르누보 화재 주민께 아기 분유 4박스를 나눠드린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직접 도움을 드릴 방법이 없어 카페에 글을 올린다. 피해를 보신 분 중 7∼12개월 아기 보호자가 계시면 24개가 든 액상 분유 4박스를 나눠드리고 싶다. 댓글이나 문자로 연락 부탁드린다”라면서 연락처를 남겼다. 이 글엔 ‘멋지다’, ‘응원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