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이 나오게 된 경위는 최근에 밝혀졌다. 중국 국가안보국이 지난 11일 대만 독립 관련 중국 본토에서 첩보 활동을 해온 인사 수백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안보국은 대만의 유엔 가입을 추진해 온 대만 연합 간부 리멍주(李孟居)가 사업을 빌미로 들어가 스타디움 인근 호텔 최상층에서 인민해방군(PLA) 훈련 장면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독립 분위기가 가열되는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공개된 정보다. 1년 2개월 만에.
시진핑 주석을 ‘광대’라고 비판하는 글을 쓴 뒤 실종됐던 중국 부동산 재벌 런즈창 회장은 지난달 베이징 제2중급인민법원에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4974만 위안(85억원)을 횡령하고 이중 3640만 위안(61억원)을 아들에게 고문료로 부당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쉬장룬 전 칭화대 교수 역시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시진핑 주석의 3선 연임과 코로나19 대처 부실을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법치를 강조한다. 국가 안보 위협과 부정부패 사범은 1순위 처벌 대상이다. 공정한 법 집행은 사회 질서의 근간이지만 특정 혐의를 필요한 시점에 꺼내 들어 적용한다는 의심은 합리적 수준을 넘어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독주가 심해질수록 이런 상황은 악화되는 분위기다. 베이징 거리에 무수히 달린 CCTV를 보며 언제 무슨 일로든 체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박성훈 베이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