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올해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거래일보다 6.5원 오른(환율은 내림) 달러당 114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출발은 전거래일보다 3.3원 오른(환율은 내림) 달러당 1150원으로 했는데 이보다 더 내린 것이다. 장중 환율이 1150원을 밑돈 건 지난해 7월 이후 1년 3개월만이다(2019년 7월 1일 1148.9원).
약해진 달러, 강해진 위안화
한때 무역분쟁으로까지 불붙을까 했던 미중갈등에 대한 우려도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이 낮아지며 완화됐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는 이런 이유때문만은 아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위안화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최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건 바이든 후보 당선시 기대되는 대중 관세 완화에 대한 것보다는 중국 고유의 변수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경절 연휴소비가 지난해보다 5% 늘어나는 등 양호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는 등 자본시장 개방도 확대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한국의 자체적 동력보다는 달러와 위안화가 강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2017년 코스피가 2600선에 올랐을 때도 위안화 강세가 동반됐다"고 말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원화가치 상승에 대해 "한국 수출 지표 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극복이 원인인데 그 주된 요인은 위안화 가치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강위안' 계속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
위안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우리 증시엔 긍정적이다. 안그래도 주식시장을 떠받치던 개인투자자가 주춤한 때에 상승을 견인할 다음 타자로 외국인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예신 연구원은 "단기 속도 조절 후 추가적인 원화·위안화 동반 강세가 확인될 경우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 10년간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수급 동향을 보면 원달러 환율이 1140~1160원일 때 외국인 자금이 순매수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1120~1140원 범위에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