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의 행정 조치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 화재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방침이다.
현대차, 화재 원인 안 밝혀졌지만
안전성 논란 확산 선제적 차단
코나 일렉트릭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3만1909대) 전기차 모델이다. 1위는 테슬라 모델3(19만6106대), 2위는 르노 조에(5만2835대)였다. 코나 일렉트릭은 2017년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에서 7만7748대를 팔았다. 이 중 약 70%가 리콜 대상이다. 국내 리콜 물량(2만5564대)을 포함하면 전체 리콜 대상은 7만7000여 대다.
해외에서 발생한 코나 일렉트릭의 화재 사건은 지난해 7월 캐나다,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등이다. 현대차는 화재 사건이 없었던 미국에서도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코나 일렉트릭의 자발적 리콜을 보고했다.
미국 테슬라의 경우 모델S와 모델X에서 수십 건의 화재 사건이 발생해 NHTSA가 조사 중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화재를 이유로 리콜을 시행한 적은 없다. 독일 폴크스바겐(e-골프)과 제너럴모터스(쉐보레 볼트) 등에서도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지만 당국의 행정명령 없이 업체가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경우는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 조사 결과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생산한 LG화학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배터리 불량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현대차는 내년을 전기차 전환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전기차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하는 걸 경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에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