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로 스타덤 올가 쿠릴렌코
프랑스 영화 ‘고요한 아침’ 출연
한국 로케…유연석과 극중 로맨스
3월 코로나 확진돼 일정 미뤄져
‘고요한 아침’은 유럽의 카날플러스가 투자·배급한 프랑스 영화지만 사건 주 무대가 한국이다. 한국 촬영분량이 90%를 넘고 예지원, 성지루 등 한국 배우도 대거 출연한다. 쿠릴렌코와 유연석의 극중 로맨스도 있다. 유연석에 대해 그는 “호흡이 잘 맞다. 무척 친절하고 또 놀라운 배우”라고 평가했다.
‘고요한 아침’ 현장에서 한국어를 귀동냥하며 배운 말은 “지금으로선 ‘캄사합니다’뿐”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끼리 무슨 얘기하는지 알아들을 때가 있다”고 했다. “이런 말 한 거 아냐? 그러면 어떻게 알았냐고 놀라더군요. 관찰력이 좋은 편이라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 표정, 몸동작을 봐요. (배우로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살다 보니 익힌 기술이죠.”
바쁘게 돌아가던 그의 삶은 올 3월 코로나19로 한순간 멈춰섰다. 그는 “처음엔 무서웠다”며 “운 좋게도 저는 호흡기 증세가 없었고 일주일간 고열에 시달린 후엔 괜찮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저에겐 나쁜 것 만은 아니었다. 제 삶의 속도를 줄이고 멈춰 세운 덕분에 지금까지 인생과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투병 중인 이들에겐 “저를 보고 용기를 내달라. 우린 강하게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스터리 영화 ‘더 룸’, 시대극 ‘비독:파리의 황제’ 등 장르를 넓혀가는 그는 배우로서 “다양성이 목표”라 했다. 가장 끌리는 건 코미디 영화란다. “‘미트 페어런츠’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같은 클래식들, 르네 젤위거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 도 사랑하죠. 혹시 한국 코미디 영화는 어떤가요?” 그의 눈이 반짝였다. 한국에서의 촬영은 오는 20일 즈음 마무리된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