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지난 5월 골프 전문 온라인 편집숍 ‘더 카트 골프’를 오픈했다.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2535 골퍼들을 겨냥한 온라인 편집숍이다. 다양한 골프 브랜드를 선별·소개하는 것은 물론, 트렌디한 골프웨어 스타일 콘텐트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더 카트 골프의 자체 브랜드 ‘더 카트’를 출시했다. 남다른 스타일과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골퍼가 주 타깃으로 골프와 일상을 넘나드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특징이다. 지난 9월 론칭한 여성 골프웨어 브랜드 ‘마이컬러이즈’도 지나치게 멋 부리지 않은 세련된 컬러와 단순한 실루엣으로 필드뿐만 아니라 여행 등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출시했다.
젊은 골퍼들을 겨냥한 브랜드들의 특징은 명확하다. 일단 스타일면에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 코드를 넣었다. 기존 골프웨어에선 볼 수 없었던 넉넉한 실루엣과 경쾌한 로고 플레이, 무채색으로 세련미를 더하는 식이다. 로고가 앞면에 크게 수놓인 오버사이즈 후드 티셔츠 또는 아예 어떤 로고도 없는 단순한 스타일의 바람막이 점퍼, 조거팬츠, 스냅백 등이 대표적인 예다. 덕분에 일상복으로도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많다. 이 같은 스타일은 실용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2030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유효하다. 최효선 LF 골프사업부 마케터는 “필드와 일상의 트레이닝을 겸하는 하이브리드형 골프웨어가 대세”라며 “한 개의 아이템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똑똑한 골프웨어가 인기”라고 했다.
골프웨어로 레깅스를 선보인 곳도 있다. 한성에프아이의 ‘레노마 골프’는 올해 가을·겨울 시즌 주력 제품으로 레깅스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달리기나 요가를 할 때 입는 레깅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신축성 있는 디자인이다. 지혜원 레노마 골프 홍보 담당자는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 등 실내에서 운동하는 젊은 여성 골퍼들에게 제안하는 제품”이라며 “이들에게 레깅스는 워낙 친숙한 패션 아이템인 데다 스윙 동작 시 움직임이 편안해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레깅스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인 ‘젝시믹스’는 최근 스커트 레깅스를 주요 아이템으로 한 골프웨어 콘셉트의 화보를 제작했다. 배꼽이 보일 정도로 길이가 짧은 크롭 티셔츠에 플레어 스커트 레깅스를 더한 경쾌한 스타일이다.
유통 전략도 다르다. 백화점이나 가두점 등 오프라인 위주로 흘러갔던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와는 달리 2030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다. 무신사‧W컨셉‧29CM 등 기존 온라인 패션 강자들도 골프웨어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2030 겨냥한 젊은 골프웨어 눈길
넉넉한 후드 티, 레깅스 패션도 등장
한편, 젊어지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파격적인 골프 패션에 대한 호불호는 갈린다. 특히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지 않는 골프장이 있을 정도로 고급 스포츠를 지향했던 만큼 레깅스나 조거팬츠 등 지나치게 편한 복장에 대해선 반응이 나뉜다. '연습장이나 스크린에서 레깅스 팬츠를 입는 것은 괜찮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보수적 성향의 골퍼들이 많아 괴리감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골프도 운동의 한 종류인 만큼 편하고 활동적인 복장이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코오롱FnC 골프사업부 관계자는 “캐주얼화된 골프웨어는 필드와 일상을 자유롭게 오가는 젊은 골퍼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며 “최근 많은 골프장에서 반바지를 허용하는 등 캐주얼 차림에 한 걸음 다가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효선 LF 골프사업부 마케터 역시 “캐주얼 골프웨어는 골프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는 과정 중 하나”라며 “골프웨어가 파격적으로 변화한다기보다 확장된다는 개념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