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라임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한동안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던 김 전 회장은 개그맨 김한석씨가 공개한 녹취를 통해 ‘라임 살릴 회장님’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라임 펀드에 8억여원을 투자한 김씨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직원과 나눈 대화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자산을 인수해 정상화할 인물로 거론됐다.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로비에 어마무시하게 (돈을) 쓰는 사람’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동안 김 전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고 다시 주가 조작을 벌여 이를 비싸게 되파는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여왔다.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하고 라임펀드 투자금으로 기업사냥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로비를 하는 등 정관계 연루설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했다. 그러나 5개월 도피 끝에 지난 4월 23일 서울 성북구 빌라 인근에서 이 전 부사장과 함께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그는 라임자산운용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400억원으로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후 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라임의 '정·관계 로비창구’로 알려진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 5000만원을 줬다”는 취지의 법정 진술을 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러한 김 전 회장의 증언과 관련해 “완전한 사기, 날조”라고 반박했다. 강 전 수석은 본인의 SNS 계정 등을 통해 “금품수수와 관련해 한 치의 사실도 없으며 이에 민·형사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강력히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