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난 억울하지 않다"

중앙일보

입력 2020.10.08 17:55

수정 2020.10.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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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등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해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가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대구지방법원으로 들어오며 발열 체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8일 구속됐다. 대구지법 강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한다"며 "억울하지 않다"고 했다. 디지털교도소를 만든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웹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와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 176명의 신상 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했다. 관련 게시물은 매체별 중복 사례를 포함해 총 234건에 이른다. 
 
A씨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인접 국가인 베트남에 은신해 있다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로 지난달 22일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됐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A씨로부터 압수한 증거물 분석 등을 토대로 공범과 디지털 교도소 2기 운영자를 추적하고 있다.
 
고석현·김정석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