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에 올 상반기 세금 체납 8조9000억, 역대 최고

중앙일보

입력 2020.10.08 12:03

수정 2020.10.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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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만 8조9000억원 가까운 세금이 체납됐다. 역대 최대로, 지난해 연간 체납액에 육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난 탓이다. 
 
8일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 받은 체납액 통계다. 밀린 국세는 올 상반기(1~6월)에만 8조870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체납액으로는 사상 최고 액수다. 지난해 체납액 9조2844억원에 근접할 정도로 세금이 많이 밀렸다. 지금 추세라면 연간으로도 올해 세금 체납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국세청이 개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세금은 올 상반기 5조358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체납액(6조456억원)에 근접했다. 기업의 체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 상반기 법인 체납액(3조5118억원)도 사상 최고액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체납 액수(3조2388억원)를 넘어섰다.  
 
세금 체납액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올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코로나19으로 개인·기업 할 것 없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체납액이 급증하면서 정리보류 금액도 늘고 있다. 정리보류는 일정한 사유가 있어 체납 세금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됐을 때 납세 의무 자체를 없애는 걸 말한다. 올 상반기 체납액에 대한 정리보류는 4조158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정리보류 금액은 2016년 8조2766억원, 2017년 7조4782억원, 2018년 7조6478억원, 지난해 8조4371억원으로 2016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김주영 의원은 “올해 국세 체납 현황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민생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체납자에 대해선 발본색원해 국세가 결손되지 않도록 국세청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