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이 감히 내 딸 달라고?" 재벌사업가 토막 살해한 아빠

중앙일보

입력 2020.10.08 06:48

수정 2020.10.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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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오에게 살해 당한 강위안. 사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

캐나다에서 사업 파트너이자 친척인 자산가를 토막 살해한 중국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현지시간) BBC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은 사업 파트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리자오(60)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그가 2015년부터 재판 전까지 5년 동안 구금된 것을 감안해 2년 4개월의 복역 기간만 채우면 출소할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 법률은 실형 선고 전 구금기간 1일은 1.5일의 복역기간으로 계산한다. 
 
법원은 자오에게 살인 혐의가 아닌 과실치사죄를 적용했다. 살해에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사건 발생 당시 자오의 인격은 평소 따뜻하고 친절했던 것과는 달랐다"며 "그가 범행을 후회하고 있는 데다 전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캐나다 법원에 따르면 자오는 지난 2015년 5월 사업 파트너이자 아내의 사촌인 강위안을 살해한 뒤 108조각으로 토막냈다. 유부남인 위안이 "사업 지분을 갖고 싶다면 당신의 딸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제안하자 격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리자오의 딸 플로렌스 자오. 유튜브 캡처

사건 당시 위안은 42세, 자오의 딸 플로렌스는 26세였다. 석유·석탄 사업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위안은 결혼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렌스는 밴쿠버의 젊고 부유한 중국 이민자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와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자오는 자신의 딸과 결혼하길 원하는 위안을 향해 "이건 근친상간"이라며 "개·돼지만도 못한 짐승"이라고 화를 냈다. 두 사람을 크게 다퉜고 결국 자오는 위안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자오는 범행 은폐를 위해 위안의 시신을 조각낸 뒤 유기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와 장모가 이 장면을 목격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붙잡히게 됐다. 
 
자오는 "위안이 나를 망치로 공격하려 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해왔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위안의 공격적인 행동 때문에 자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은 공포로 인한 본능적 반응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위안 가족 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 "캐나다 사법 시스템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SCMP에 따르면 위안의 재산은 최대 2100만캐나다달러(약 183억)이며 그의 다섯 자녀에게 배분될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