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의 신규 작물보호제 등록은 흔히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신규 의약품 승인에 비견된다. 그만큼 통과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간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작물 보호제 등록은 지난해 12월 잔디용 제초제로 등록된 건이 유일했었다. 인체에 무해한 제초제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팜한농이 이번에 등록에 성공한 ‘테라도’는 비선택성 제초제다. 비선택성 제초제란 약물이 살포된 지역의 모든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란 의미다. 전 세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 규모는 연 88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이중 미국 시장이 20%를 차지한다. 팜한농 측은 “테라도의 EPA 등록이 성공한 만큼 미국 시장 수출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졌다”며 “세계 최고의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다른 나라에도 진출이 더 수월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테라도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나 가축에는 무해하단 점이다. 잡초의 잎과 줄기의 녹색 부분(엽록체)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체내에 엽록체가 없는 사람이나 가축에는 안전하다. 덕분에 테라도는 미국에서 옥수수나 콩, 밀, 면화 등의 작물을 재배하기 전에 농경지의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와 건조제용 제초제, 그리고 비농경지 제초제로 등록됐다.
팜한농은 사람과 가축 및 환경 관련 독성 자료를 포함 200개 이상의 자료를 제출해 미국 EPA의 까다로운 평가를 통과했다. 팜한농 측은 “사람과 동물 및 환경 위해성으로 퇴출당한 ‘파라콰트(Paraquat)’나 발암성 논란이 지속하고 있는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와 달리 위해성 평가에서 발암성 관련 이슈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테라도는 시장성도 밝은 편이다. 널리 쓰여온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의 경우 오랜 기간 미국, 호주 등에서 사용돼다 보니, 이들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잡초가 확산하면서 현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13년간 400억원 들였다
팜한농은 올해 안으로 미국에 테라도 완제품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유진 팜한농 대표는 “미국 진출은 테라도의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허 등록도 박차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