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내집 마련한 국민의힘…400억 들여서 '여의도 복귀'

중앙일보

입력 2020.10.05 11:28

수정 2020.10.0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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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5일 새 당사로 매입한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여의도 복귀를 알렸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이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로 복귀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사로 매입한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5일 오전 당사 현판식을 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변화함으로써 그간 우리가 잃어버렸던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내년 4월 실시되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이어지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다시 정권을 되찾아온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6년 만에 새 당사를 마련해 감개무량하다”며 “새터에서 새 희망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정말 가슴 벅찬 순간이다. 2004년 중앙당사를 매각하고 천막당사로 이전하던 날을 잊지 못한다”며 “새 당사는 다양한 목소리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자 국민의 사랑받는 공간이길 꿈꾼다”고 말했다.
 

16년 만의 당사 매입

국민의힘 여의도 재입성.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민의힘의 당사 이전 역사는 당의 ‘흥망성쇠’와 궤를 같이한다. 국민의힘은 민주자유당 시절인 1990~1996년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을 빌려 사용했다.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인 1997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선 여의도 국회 앞, 지금의 현대캐피탈 빌딩 건물 부지를 사들여 새 당사를 지었다. 당시 총재 집무실에 샤워시설까지 갖춰 ‘호화 당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대선자금 ‘차떼기 파동’ 등을 겪으면서 2004년 당시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사를 매각했다. 이후 ‘천막당사’와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를 거쳤다. 2007년엔 다시 여의도로 복귀, 한양빌딩을 임차해 11년간 지내며 이곳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분당, 2017년 대선 패배, 2018년 지방선거 참패 등 위기를 겪으며 당 쇄신 및 비용 절감 차원에서 2018년 7월 다시 여의도를 떠나 영등포로 옮겼다. 
 
국민의힘은 남중빌딩에서 일단 한개층(3층)만 사용한다. 당 국민소통센터와 회의실, 강당 등이 들어선다. 나머지 층엔 일부 세입자의 계약이 남아 있어 완전히 입주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당사 매입 비용은 4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돈은 국민의힘의 지역 시ㆍ도당 건물 담보 대출 등으로 마련했다고 한다. 추후 당 보유 일부 부동산도 매각할 계획이다. 남중빌딩 상가 임대 수익 등으로 대출 이자를 충당한다고 한다. 
 

시원스쿨, 4년 만에 매각 차익 100억

국민의힘이 5일 새 당사로 매입한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여의도 복귀를 알렸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후 당명?당 색?로고 개정 작업과 함께 새 여의도 당사인 남중빌딩을 400억 원대에 매입했다. 오종택 기자

한편 국민의힘에게 당사 건물을 매각한 곳은 영어교육업체인 시원스쿨이다. 시원스쿨은 2016년 1월 남중빌딩을 295억원가량에 매입했다고 한다. 시원스쿨은 건물을 사들인 4년 반만인 지난 7월 국민의힘에 당사를 400억원가량에 다시 팔아 매각 차익만 100억가량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