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전으로 2020시즌 끝
류, 젊은팀의 에이스·리더로 활약
김, 마무리서 선발로 신인상 후보
다 이겨냈다. 개막 첫 두 경기에서는 고전했지만, 이후 10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던졌다. 특히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달 25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를 오래 괴롭힌 천적 양키스 징크스를 털어냈고,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평균자책점은 2.69로 AL 4위. 류현진은 5승(2패)을 올렸지만, 토론토는 그가 나선 12경기에서 9승 3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이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홈구장에 설 수 없는 상황도 잘 견뎌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체로 한 시즌을 잘 보낸 것 같다. 내년에도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무너진 게 유일한 오점이다. 캐나다 매체 TSN은 “다른 팀 상황과 투수들을 보면, 류현진을 토론토의 진정한 에이스라고 부르긴 어렵다. 토론토엔 류현진을 앞설 수 있는 다른 투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다른 얘기를 했다. 이 매체는 토론토의 2020시즌을 결산하면서 “마지막은 허무했지만, 포스트시즌 한 경기로 올해 류현진의 활약을 평가절하하긴 어렵다. 류현진은 많은 나이, 내구성, AL 적응 등 여러 물음표를 스스로 떼어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이미 한국에 왔다. 2일 귀국해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앞서 8월 귀국한 아내와 딸을 곧 만날 수 있다.
김광현에게는 가시밭길 같은 MLB 데뷔 시즌이었다. 프로 14년 만에 빅리거 꿈을 이뤘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시범경기에서 호투하고도 이름값에 밀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선발 전환을 앞둔 시점에 팀 내 확진자가 속출해 한동안 자가격리를 했다. 선발로 한창 잘 던지던 중엔 급성 신장 경색이 찾아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김광현은 그렇게나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3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NL 최우수 신인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MLB 첫 시즌부터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건 물론이고, 첫 경기 선발 투수의 중책까지 맡았다.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고, 가능성을 증명한 첫해였다. 김광현도 곧 금의환향해 가족을 만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