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방역 성적표 7일쯤 나올듯..."결과 예단 어려워"

중앙일보

입력 2020.10.04 18:33

수정 2020.10.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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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도봉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추석 연휴 기간에 어느 정도까지 퍼졌는지를 놓고 방역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신규 환자 발생 추이가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워낙 밀접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단계 완화 또는 유지, 강화가 이뤄질 수 있다. ‘추석 특별방역 기간’은 일단 오는 11일까지로 예정됐다. 
 

일평균 발생 환자 54.5명 줄어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상황은 현재까지 안정세를 보여왔다. 최근 2주간(9월 20일~10월 3일) 국내 발생 신규환자는 하루 평균 66.5명(해외유입 제외·이하 동일)으로 집계됐다. 이전 2주(9월 6일∼9월 19일) 121명에 비해 54.5명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경기 등 수도권 환자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9.5명 줄어든 51.8명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기간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았다. 연휴 첫날인 30일 국내 발생 신규환자는 93명으로 늘었지만, 금세 떨어졌다. 1일(67명)→2일(53명)→3일(52명)→4일(47명)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장에 관광객들이 귀경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검사량 줄어든 영향 반영된 듯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연휴 기간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량 감소영향, 이동량 증가에 따른 감염 확산 시기 등을 고려한다면 이번 주 중반은 돼야 현 (추석 연휴) 상황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4일 발표(신규환자 47명) 근거자료가 된 지난 3일 하루 코로나19 진단 검사량은 6486건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달 29일 검사량은 9955건이었다. 이튿날인 30일 발표 신규 환자는 98명이었다. 검사량이 늘면 그만큼 더 많은 환자를 찾게 된다는 의미다. 복지부 안팎에서 매주 ‘수·목·금요일’ 신규환자 통계를 신경 쓰는 이유다. 7일쯤이면 귀성·귀경객 발(發) 2차 전파사례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소수의 사례만 드러났다.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서울역이 귀경 행렬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수~금요일 환자 증가 양상보여"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 4~5주간 계속해서 보면, 토·일요일의 검사량 감소 효과가 월·화요일 확진자 발생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이후(평일 검사영향으로) 수·목·금의 환자들이 좀 더 증가하는 양상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여전히 높은 점도 당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비율은 18.3%에 달한다. 1134명 환자 중 208명이 어디서 바이러스에 전파됐는지 오리무중이다.

서울 마포구 서울디자인고등학교에서 6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7명으로 늘어난 4일 해당 학교 교문이 잠겨져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교직원 1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동료 교직원 5명과 가족 1명 등 6명이 추가 확진된 것으로 보인다. 뉴스1

 

병원, 학교 내 집단감염 이어져 

더욱이 병원·학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4일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마포구 서울디자인고등학교 관련 누적 확진자는 7명이 됐다. 지난달 30일 이 학교 교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직 접촉자 34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경기도 부천시 차오름요양원 관련 환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부산 진구 온종합병원 관련 확진자도 4명이 됐다. 
 
박능후 차장은 “추석 특별방역 기간이 종료된 이후 거리두기 단계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이번 주까지의 유행양상의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