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 속 '아이언맨 수트'가 현실이 될까. 기력이 없는 노인이나 근력이 약한 환자가 입기만 해도 펄펄 뛰어다닐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 대학 연구소와 스타트업은 물론 삼성ㆍLGㆍ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까지 ‘웨어러블 로봇’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제품은 산업이나 의료 현장에서 실제 사용 중이며 상용화를 앞둔 제품도 적지 않다.
카이스트 교수가 만든 ‘앤젤렉스’ 치료에 활용
'엔젤렉스의 아버지'는 공경철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가 교수다. 그는 2017년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를 위해 엔젤로보틱스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앤젤렉스M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가정용 재활로봇인 엔젤렉스H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러닝머신 위에서 고정된 상태로 재활훈련을 하는 방식이다. 공 교수는 “웨어러블 로봇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의료 재활ㆍ산업 현장ㆍ방위산업ㆍ일상생활 지원 등 4가지 시장 정도로 볼 수 있는데, 모두 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ㆍLGㆍ현대차, 대기업도 뛰어들어
물류창고나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근력을 보조해주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벡스’는 조끼처럼 입는 로봇이다. 자동차 조립이나 산업 현장에서 장시간 팔을 들어올려 작업하는 근로자를 돕는다. 전기 공급 없이 최대 5.5㎏f까지 근력을 보조한다. LG전자는 2018년 는 산업현장이나 물류공간에서 근로자의 허리근력을 보조하는 ‘LG 클로이 수트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올해 3월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동향과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웨어러블 로봇 관련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 준비 단계이나, 최근 삼성 및 LG 등에서 본격적으로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기에 조만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17년 5억 2800만달러(약6252억원)에서 2025년 83억달러(약9.8조원)로 연 평균 41% 고성장이 예상된다.
산업용 전신 웨어러블 로봇도 상용화 전망
벤 울프 사코스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투자금으로 가디언 XO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상업용 유닛을 출하하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국 매체는 “가디언XO가 내년에 상용화될 것이며, 델타항공을 비롯한 항공ㆍ자동차ㆍ물류ㆍ건설ㆍ군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이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