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이 차림 등장한 트럼프 "기적의 치료제…I will be back"[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0.10.04 09:05

수정 2020.10.04 14:24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치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현재 몸 상태가 좋고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수백만 명 코로나 환자들을 위해 자신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선거 유세를 재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특유의 농담도 섞어,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트럼프, 입원 후 처음으로 4분 영상 메시지
노타이 정장 차림, 목소리·표정 평소와 비슷
"아이 윌 비 백(I'll be back)…유세 재개 기대"
"나보다 약간 젊은 멜라니아, 잘 대처" 농담도

 
감색 정장 수트에 노타이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은 목소리가 평소보다 작았지만, 눈에 띄는 신체 변화는 없어 보였다. 4분짜리 영상은 월터 리드 군 병원 안 대통령 전용 병실에서 이날 오후에 촬영됐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다음 날 오후에 입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이곳에 올 때는 몸이 안 좋다고 느꼈으나 지금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상태에 대해 "이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도 "앞으로 며칠간이 진정한 시험이 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그는 "나는 돌아올 것이다.(I will be back) 곧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시작한 유세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이런 일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일어났다"면서 "나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면서 치료제 개발 노력도 그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금 내가 복용하고 있는 치료법이 있고, 곧 다른 것들도 나올 예정"이라며 "솔직히 말해 이건 기적(miracle)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기적이란 말을 쓰는 걸 비판하던데, 이건 분명 하느님으로부터 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전 백악관에서 미 제약회사 리제네론이 개발한 실험적인 치료제를 투약받았다. 병원 입원 후에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코로나19 확진 후에도 보건 당국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병원에 입원한 배경으로는 "백악관에 있고 싶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 머물며 스스로를 (방에) 가두고, 절대 나가서는 안 되며, 집무실에도 가지 말고, 2층에 머물면서 편하게 지내고, 아무도 만나지 말고, 누구와도 대화하지 말라는데,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다. 내가 위층 방에 갇혀서 완벽하게 안전하게 지내며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있을 수는 없다"면서 "리더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확진된 뒤 백악관에서 격리 중인 부인 멜라니아에 대해서는 "아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면서 "알다시피 나보다 나이가 살짝 어린데, 우리가 이 질병에 대해 아는 바와 같이 나이가 어리면 더 잘 대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라니아가 젊은 사람은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대해 나도 기쁘고, 이 나라로서도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올해 50세로(1970년생), 74세(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24살 어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후면 (건강 상태에 대해) 더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건강 상태에 대해 의료진은 "매우 좋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앞으로 48시간이 중요하다"며 상충하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출연한 동영상을 게재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