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국민의 힘)에게 제출한 '국토부 관할 예타면제사업 현황"에 따르면 가장 덩치가 큰 사업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길이 172.4㎞의 '남부내륙고속철도'다. 총 사업비만 거의 5조원이다.
현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이 내년 초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고속철도 노선과 정거장 위치, 그리고 공사 기간 및 사업시행자 등 사업의 근간이 마련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게 된다.
창원 "함안 거쳐야" 진주 "원안대로"
착공 뒤 완공까지 통상 5년가량 걸리는 걸 고려하면 2027년 또는 2028년에는 개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거제 등 경남 남해안까지 2시간대에 주파할 수 있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남부내륙철도의 노선 변경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다. 당초 노선은 김천~합천~진주~통영~거제로 이어지게 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창원시가 김천~합천~함안~통영~거제로 노선을 바꾸자고 국토부에 변경의견을 냈다.
함안을 거쳐 가면 사업비도 줄고, 전체 노선도 10㎞가량 단축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진주시가 반발하는 등 노선 갈등이 불씨로 남아있다. 국토부가 수립 중인 기본계획안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수색~광명 병목 대책있어야 효과 커
사업비는 3조 5000억원이다.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진행 중이다. 병목현상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지만 또 다른 병목 지점인 수색~광명 구간에 대한 추가 대책이 없으면 그 효과가 크게 반감할 수도 있다.
관심이 가는 사업 중 하나는 새만금 신공항이다. 현 군산공항에서 서쪽으로 1.3㎞ 떨어진 새만금 개발부지 안에 건설 예정인 새만금 신공항엔 2500m짜리 활주로 하나와 여객터미널 등이 들어서게 된다.
사업비는 7800억원으로 이르면 2028년 개항할 예정이다. 오원만 국토부 신공항기획과장은 "새만금 신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이 주요 취항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에 신공항 성패도 달려
하지만 새만금 개발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활로를 찾을 수도 있다. 마침 SK와 GS 등 국내 대기업이 최근 새만금 지역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 컨소시엄은 지난달 투자비 규모만 2조원에 달하는 '새만금 산업투자형 발전산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GS글로벌은 2023년까지 새만금에 565억원을 들여 특장센터를 세우고,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등 상용차 조립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할 예타면제 사업 중 가장 진척이 빠른 분야는 국도 위험구간 정비 사업으로 국도 20호선(경남 산청 신안~생비량) 공사가 지난 6월에 착공했다. 국도 관련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대부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송석준 의원은 "필요성이 인정돼 예타가 면제된 사업이라도 타당성 조사나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사업의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서 예상낭비 우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