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사는 다신 안 할거에요 정말로.”
지난 18일 서울 신대방동의 한 고기구이집 사장 손원주(58)씨는 중앙일보 기자가 인사와 함께 위로의 말을 건네자 이렇게 답했다. 이날은 이 가게의 마지막 날이었다. 손 씨는 마지막 점심 영업을 마치고 가게 정리에 한창이었다.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하는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이었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굳은 표정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지금 자리 포함해서 이 주변에서 15년 장사했는데 이렇게 안 될 수가 없어요.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올해 초 1차 확산기부터 약 반년을 버티다못해 결국 이날을 마지막 장삿날로 정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근 조사(3415명 대상)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경영비용 가운데 가장 부담 되는 것’에 대한 물음에 손 씨처럼 임대료 문제를 꼽은 사람은 69.9%다.
손 씨는 “한 명 남은 직원도 이제 오늘까지”라며 “모아둔 돈도 없어서 이제 어떻게 먹고 살 지 걱정이지만, 그래도 장사는 다신 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같은 소상공인이 코로나를 퍼뜨린 것도 아닌데 나라에서 너무 무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책 턱없이 부족"
하지만 당사자들은 부족한 지원책이라는 반응이다. 김임용 소상공인회장 직무대행은 “이분들이 입은 피해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며 “직접적인 영업손실 보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회는 영업 피해 복구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감염병 예방법 개정을 통해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0만원은 8월16일 이전 폐업자만 받는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설문에서도 올해 하반기 소상공인 매출은 줄어들 거란 전망이 87.4%에 이른다. 김임용 회장대행은 "유명 연예인 홍석천 씨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판국에 영세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19 사태를 버텨낼 재간은 없다”며 “폐업 소상공인들의 민원을 청취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대책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