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7년차의 이창우(27)가 27일 한국 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4차 연장 끝에 우승했다. 최종 4라운드가 열린 경기도 여주 페럼 골프장. 이창우와 전재한(30)·김태훈(35)이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공동 선두(합계 3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1차 연장에서 김태훈이 탈락했고, 4차 연장에서 이창우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차 연장전이 열린 18번 홀(파5)에서 약 80m 거리의 세 번째 샷이 그린 위에 떨어진 뒤 2m를 굴러 그대로 홀로 빨려들었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3년 동부화재 프로미 대회에서 우승한 뒤 프로데뷔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이창우는 이날 기적 같은 연장전 이글로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극적인 우승
4차 연장 접전 끝에 전재한 제쳐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첫 승 기쁨
“캐디 맡아준 여자친구 고마워”
이창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골프 천재’로 불렸다. 국가대표였던 2013년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프로 무대인 한국오픈에서 준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국제 대회였던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일찌감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해 9월 열린 코리안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정상에 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 개막이 늦어졌지만, 그는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개막 후 첫 3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마침내 7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이창우는 “지난해 2부 투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패배한 경험이 있다. 그 대회에서 많이 배웠다. 이번엔 한 샷 한 샷 집중한 덕분에 샷 이글을 잡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창우는 어려울 때 도움을 준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여자친구이자 전문 캐디인 여채현 씨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팽팽한 연장전 승부에서도 여자친구인 캐디의 도움을 받으면서 안정된 샷을 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영암에서 끝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에서는 안송이(30)가 마지막 날 3타를 줄인 끝에 합계 10언더파로 우승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