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조한 문구다. 8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시위엔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성원 의원을 시작으로 곽상도·전주혜·배현진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순으로 참가했다.
22일 밤 6시36분 대통령 첫 보고 뒤
공식 언급까지 이틀 행적 논란 계속
국민의힘 “분·초 단위 일정 밝혀야”
청와대 분수대 앞 릴레이 1인 시위
먼저 야당은 이씨가 사살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기 직전 4시간 동안 청와대의 대응을 문제 삼고 있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후 6시36분 서면보고를 받았다. ‘이씨가 실종됐으며 북측이 해상에서 이씨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이로부터 3시간가량 지난 22일 오후 9시40분쯤 북한군에 의해 사살당했다. 이씨가 사살됐다는 첩보가 청와대에 들어온 건 이로부터 50분가량 지난 이날 오후 10시30분쯤이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실종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발견된 사실을 보고받고 총살될 때까지 3시간 동안 대통령은 뭘 지시했나. 국민 보호에 발 벗고 나서지 않는 게 무슨 나라냐”고 했다. 청와대에선 “정부와 군은 상황파악을 위해 정보 채널을 풀 가동하고 있었다”는 정도의 반론이 나온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회의 종료 6시간이 지난 아침 8시30분에야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고, 심지어 회의가 열린 줄도 몰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국회 외통위에서 “새벽이라 회의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가 들어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에선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죽었다는 내용이 하룻밤 기다린 뒤에 보고해야 할 일이냐”(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최초 보고(22일 오후 6시36분)를 받고 공식 메시지(24일 오후 5시15분)를 내기까지의 47시간에 대해 “분·초 단위로 일정을 밝히라”(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고 압박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통령의 24시간은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재’라는 건 19대 대선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었다”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이씨가 사살당했다는 첩보는 문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세부 일정 공개 요구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의 친서를 보면 당시 북한과의 소통창구가 있었다. 연락수단이 없어 북측에 알리지 못했다는 정부의 국회 보고는 거짓말”이라며 “국민 생명을 구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수단을 전혀 쓰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④북 통지문에 계몽군주 vs 적반하장=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발언이 소개된 북한의 25일 통지문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반응을 두고 야당은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여권에선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밝힌 건 매우 이례적”(이인영 통일부 장관),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를 느낀다”(이낙연 민주당 대표), “(김 위원장이)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반응이 나왔다.
강태화·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