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금 여기서 대선 이후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선 후 무슨 일 있을지 봐야"
선거 당일 이후 개표 중단 소송 가능성
취임식까지 결정 안되면 펠로시 대행
NYT "군 동원하면 고위 장성 줄사표"
#시나리오 1: 개표 중단 소송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에도 트위터로 "선거 결과는 며칠, 몇달, 몇 년 뒤가 아니라 선거 당일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당일 자정쯤 선거인단에서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나오면 곧장 승리를 선언해 버리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나리오 2: 대법원으로 가는 재검표
2000년 미국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전체 득표수에선 앞서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에 패했다. 재검표를 요구했지만, 대법원에서 이에 대해 중단을 결정하자 승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자 지명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시나리오 3: 의회에서 재검표 실시
그럼에도 아무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1876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새뮤얼 틸든 민주당 후보와 러더퍼드 헤이스 공화당 후보가 맞붙었던 당시 대선에선 3개 주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서로 다른 2개의 선거인단 확정 명부를 의회에 냈다.
결국 당선자를 정하지 못한 채 혼란만 커졌고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했다. 대통령 취임식 이틀 전에야 양당 합의를 이뤘고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만약 이번에 취임일인 1월 20일까지 결정이 안 되면 법에 따라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대통령직 대행이 될 수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시나리오 4: 트럼프의 군 동원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해 시위 현장에 군대를 투입하려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국방부 내에서 논의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도 다음 대통령의 취임식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다.
하지만 실제 군 병력을 동원하란 명령이 내려오면 곤란에 처할 수밖에 없다. NYT는 국방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빌려, 그런 상황이 닥칠 경우 밀리 합참의장을 시작으로 고위 장성들이 줄줄이 사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