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중국이 세계를 놀래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유엔 연설에서 “2060년까지 중국이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배출량과 처리량의 균형을 맞춰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없애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 모든 국가들을 위해 혁신적, 개방적인 녹색 개발 정책을 추구할 것이며 중국은 적극적인 정책과 조치들을 통해 탄소 처리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파리 협약에서 탈퇴한 미 트럼프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일 뿐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혹평도 잇따랐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가속화되자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기후 카드’를 던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아직 세계 석탄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2000년 이후 2018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3배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 대통령에 당선되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한다면 세계 탄소 배출량 목표에 도달하는데 3분의2는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 발언 다음날 “중국의 재생에너지 생산은 해마다 15%씩 증가하고 있다”며 “더 강력한 후속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한국은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유엔 연설에서 “한국은 저탄소 사회를 지향한다”고 했을 뿐 목표치를 공개하진 못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부는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선언하자는 입장인데 기재부와 산자부 등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7일 특별판에서 “기후위기가 곧 세계를 뒤집어놓을 것”이라고 썼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박성훈 베이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