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취소 美 부부, 캠핑카 만들어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매체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나탈리와 셔빈 에스파니 부부는 "100여명의 하객을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고 생각해 결혼식을 취소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결혼식 비용으로 준비했던 3만 5000달러(약 4072만원) 중 거의 1만 5000달러(약 1745만원)를 허공에 날려야 했기 때문이다. 돈을 잃은 상실감에 슬픔의 시간을 겪었다고도 고백했다. 나탈리는 "재정적인 손실과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축하할 수 없다는 감정적인 손실이 함께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에 캠핑카 앞에서 '스몰 웨딩'을 했다. 꽃으로 장식한 캠핑카 앞에서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채 사진을 촬영했고 서약식도 가졌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로 여행을 떠났다.
나탈리는 그들의 스몰웨딩에 대해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결혼식에서 꿈꿔 왔던 것 이상이라고 생각했고 훨씬 더 의미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준비한 결혼식이 취소되면서 찾아온 상실감도 물론 극복했다.
"결혼 문화 영원히 바뀔 것"
신부 들러리 고용 전문업체를 설립한 젠 글랜츠 대표(Bridesmaid for Hire)는 폭스뉴스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앞으로 결혼식은 보다 개인적이고, 예산이 적게 들며, 오랜 시간동안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적 관계망 내의 수백명의 하객을 초대해 짧은 시간 내에 형식적으로 치르던 결혼식에서 결혼 당사자들의 개인 파티 형식으로 바뀌는 추세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감염병이 의도치 않게,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결혼의 형식적인 부분을 걷어내면서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 결혼식을 치를 예비부부들에겐 "잡지에서 보던 결혼식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계약서 작성 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 대비한 환불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결혼식을 위한 홈페이지 개설, 이메일 초대장 등 결혼식의 '디지털화'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랜츠 대표는 "코로나 이전에 많은 사람은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을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젠 과거엔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결혼식에 열린 마음을 가지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