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궁, 국방위 외사국장, 최고지도자 의전 담당
2000년 남북정상회담때 대통령 전용기 기내 영접
1991년 김일성 동료묘지 찾았을 때 뒤에서 눈물도
여기엔 전희정이 김일성ㆍ김정일과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원한 북한 고위 탈북인사는 “전희정은 김일성 생전 주석궁(현 금수산태양궁전)의 의례(의전) 국장을 맡아 김 주석의 외교업무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며 “김정일 시대 때도 소속만 국방위 외사국장으로 바뀌었지만, 북한에서 ‘모심사업’으로 불리는 최고지도자 챙기기의 모범으로 꼽혔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1991년 12월 24일 김일성 주석이 아들(김정일)에게 군의 통수권인 최고사령관 자리를 물려주고 그날 저녁 늦게 빨치산 동료들이 묻혀 있는 혁명열사릉(대성산)을 찾아 둘러볼 때 뒤를 따르며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도 있다. 김일성의 노쇠를 가슴 아파했다는 것이다.
이어 북한의 경제가 가장 심각했던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대에도 김정일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좌하는 등 대를 이어 비서실장이자 의전비서관 역할을 했다. 북한에서 그를 '모심사업'의 대가로 삼는 이유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 전용기에 제일 먼저 들어가 안내하는 역할도 그의 몫이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도 의전을 도맡았다. 현재는 그의 밑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창선이 이런 역할을 물려받았다.
전희정은 1남 1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장남인 전영진은 국제관계대학(현재는 인민경제대학과 합침)을 졸업한 뒤 외무성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