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확정자의 하루는
연구자= 몇시에 일어나세요?
사형 확정자= 보통 저희 형제들은, 저 같은 경우는 5시에서 5시 반? 저희는 최고수들을 형제라고 하거든요. 형제들은 좀 여기 오래 살다보면 귀가 조금 많이 예민해져요. 그래서 작은 발자국 소리에도 ‘아, 이건 직원이구나. 배식차구나’이렇게 할 정도로 작은 소리에도 깨요.
사형 확정자= 보통 저희 형제들은, 저 같은 경우는 5시에서 5시 반? 저희는 최고수들을 형제라고 하거든요. 형제들은 좀 여기 오래 살다보면 귀가 조금 많이 예민해져요. 그래서 작은 발자국 소리에도 ‘아, 이건 직원이구나. 배식차구나’이렇게 할 정도로 작은 소리에도 깨요.
63세가 된 한 사형 확정자는 교정시설에서의 자신의 삶을 이렇게 회고했다. “제가 36에 들어왔어요. 여기를. 36에 들어왔는데 까끌로(거꾸로) 지금 36이 63이 됐는데…. 36살 때까지는 직장인으로 월급쟁이로 잘살았는데. 하루아침에 그냥 이렇게 이런 신분이 되고 그러니까 마음이 아주 아프죠.”
쇼핑백 접기로 돈 벌어
연구자=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가요?
사형 확정자= 저 이번에 붓글씨 배웠거든요? 너무 좋아요. 진작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허락이 안 됐다 올해 해줘서 1년 동안 배웠는데 너무 좋아요. 사형수, 집행할 때 까지 가둬 놓는 것만 문제가 아니고 사형수도 교육을 받을수 있고 활동을 할 수 있어야해요. 격리하고 배제시키면 안 바뀔 거거든요.
사형 확정자= 저 이번에 붓글씨 배웠거든요? 너무 좋아요. 진작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허락이 안 됐다 올해 해줘서 1년 동안 배웠는데 너무 좋아요. 사형수, 집행할 때 까지 가둬 놓는 것만 문제가 아니고 사형수도 교육을 받을수 있고 활동을 할 수 있어야해요. 격리하고 배제시키면 안 바뀔 거거든요.
교정시설 내 사형 확정자들은 바둑이나 서예, 컴퓨터 같은 약간의 취미생활을 배워보고 싶다고 희망 사항을 말한다. 또 "사형수라는 이 명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고 토로한다. 한 확정자는 "우리야말로 인성 교육이 필요한데, 그런 게 한 번도 없어서 받아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형제도는 유지, 집행은 않는 '실질적 사형폐지국'
연구자=사형이 여전히 집행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사형 확정자= 아침에 눈을 뜨면 이게 사는 게 아닌데, 또 반복해야하는가. 빨리 결정해줬으면. 아니면 내 스스로 결정 해야 하는가. 하루 하루가 생각과 고민만 늘어나게되고요. 이제 몸도 불편하지만 내일은 더 불편해질 수 있어요. 그런 생각하면 그냥 빨리 해결해줬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사형 확정자= 아침에 눈을 뜨면 이게 사는 게 아닌데, 또 반복해야하는가. 빨리 결정해줬으면. 아니면 내 스스로 결정 해야 하는가. 하루 하루가 생각과 고민만 늘어나게되고요. 이제 몸도 불편하지만 내일은 더 불편해질 수 있어요. 그런 생각하면 그냥 빨리 해결해줬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연구자=죽음을 준비하는 삶이잖아요. 사실은 매일이.
사형 확정자= 아니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 아니라 죽은 삶이죠. 진작 죽었죠 전. 다만 세상에서 죄를 짓고 들어와 내가 갇힌자로 오랫동안 살았지만 다시 이 안에서는 죄를 짓고 싶지 않다….
사형 확정자= 아니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 아니라 죽은 삶이죠. 진작 죽었죠 전. 다만 세상에서 죄를 짓고 들어와 내가 갇힌자로 오랫동안 살았지만 다시 이 안에서는 죄를 짓고 싶지 않다….
연구자=그 때 기억들이, 선생님을 괴롭히는 것들이 있나요?
사형 확정자= 얼굴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 마지막 얼굴. 그 다음에 제 손에 들려있는 칼. 흉기 이런게 떠오르고요. 숨이 탁 막힙니다. 얼굴이 싸늘하며 경직되는 느낌이 들다 금방 또 돌아오는데,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사형 확정자= 얼굴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 마지막 얼굴. 그 다음에 제 손에 들려있는 칼. 흉기 이런게 떠오르고요. 숨이 탁 막힙니다. 얼굴이 싸늘하며 경직되는 느낌이 들다 금방 또 돌아오는데,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사형수들은 사형제도에 찬성할까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형벌, 예를 들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 같은 제도에 대해서 사형 확정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확정자는 "들어왔을 당시에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이었는데, 이제 사형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니 그 말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여기를 평생 못 나가고 이걸로 살아야 한다 생각하면…이 발이 땅에 닿아야 하는데 오히려 붕 뜨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