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장단, 미국 '웹엑스'로 화상회의…구광모식 실용노선

중앙일보

입력 2020.09.21 11:47

수정 2020.09.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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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직원들이 구광모 LG 대표의 디지털 신년 영상 메시지를 노트북으로 시청하고 있다. [사진 L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LG가 연례행사였던 사장단 워크숍을 화상 회의로 진행한다. LG의 사장단 워크숍은 매년 9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을 택했다. LG인화원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센터로 활용 중에 있다.
 

‘실용주의’ 구광모, 코로나19에 화상 워크숍 결정 

22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는 미국 시스코의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를 오는 23일 사장단 워크숍에 사용한다. 구 대표뿐 아니라 LG의 부회장단, 사장급 인사 약 25명이 모두 웹엑스에 접속해 화상 대화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예정이다. 구 대표는 평상시에도 이따금 화상회의로 주요 임직원과 소통한다고 한다. 
 
현재 LG에선 지주회사인 ㈜LG와 LG전자·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임직원 상당수가 웹엑스를 쓴다고 한다. 웹엑스는 기업용 원격회의 시스템으로 2007년 미국 IT업체 시스코에 인수·합병(M&A)된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과 달리 보안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국회에서도 지난달 웹엑스를 원격 회의 솔루션으로 채택했다.  
 

미국 IT업체 시스코의 화상회의 솔루션 ‘웹엑스’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시스코]

시스코에 따르면 웹엑스는 미국 경제매체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95%에 공급됐다. 애플 역시 웹엑스를 활용하고 있다.


LG가 웹엑스를 사용한 배경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사고에 익숙한 구광모 대표의 실용 노선이 묻어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열사 내부 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SW)를 그대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미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던 도중 실리콘밸리로 옮겨가 2009년까지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았다. 올해 신년 행사 역시 통상적인 시무식 관행을 깨고, 영상 형태의 메시지를 사전 제작해 임직원에게 e메일로 보냈다.  
 

구광모 LG 대표가 올 2월 서울 양재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아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

SW 자체 개발 고집하지 않는 '디지털 사고'

삼성의 경우, 자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삼성SDS에서 개발한 ‘브리티 웍스’를 사내에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 상당수는 구글·퀄컴 같은 미국 기업 직원과 화상회의를 할 때는 웹엑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를 활용하고 있다.  
 
화상회의 방식으로 22일 하루 동안 진행될 LG의 사장단 워크숍에선 내년 거시경제 전망, 고객 가치 혁신, 디지털 전환(DX)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LG는 2023년까지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클라우드 전환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