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리나(서울 영훈초 6)·박성경(서울 신용산초 6)·오은교(경기도 상하초 6)·윤현지(서울 잠신초 5) 학생모델.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한 똑똑한 화장품 사용법』
화장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화장품 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어요. 학교 앞 문구점뿐 아니라 대형 마트·백화점·온라인스토어를 통해 어린이 화장품을 손쉽게 살 수 있죠. 미취학 아동들도 미디어를 통해 뷰티 영상을 접하고 화장을 하나의 놀이로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는데요. 이러한 현상에 ‘키즈 뷰티살롱’까지 등장했습니다. 네일 아트, 페디큐어, 얼굴 마사지, 선쿠션, 립글로즈 등의 뷰티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키즈 카페의 한 형태죠. 올바르고 체계적인 화장품 사용 교육을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야 하는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성경 학생모델이 화장품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지냐고 질문했죠. 화장품은 크게 물, 기름, 물·기름을 섞어 주는 계면활성제 3가지가 주요 성분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보습성분, 향료, 품질을 유지해주는 보존제 등이 화장품에 꼭 들어가는 화학성분이죠. 엄마들이 많이 바르는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미백·주름을 개선해주는 성분도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화장품은 어떤 순서대로 써야 할까요. 소중 친구들의 경우 보습제 위주로 간단하게 바르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어른들을 비롯해 많이 쓰는 사람들은 스킨·에센스·로션·크림 등 여러 종류를 바르기도 해요. “묽은 것, 점도가 낮은 것부터 점점 높은 걸로 올라가면 돼요. 스킨·에센스·로션·크림 식으로 쭉 바르면 되겠죠.” 김리나 학생모델이 “그걸 꼭 다 발라야 하나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많이 바르게 된 이유는 광고를 보고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인 경우가 많아요. 사실 스킨‧로션‧크림 모두 보습성분이 들어가는데 사람들은 각자 기능이 다르다고 생각하죠.”
오히려 기름기가 많은 얼굴에 여러 개를 바르면 여드름이 날 수도 있습니다. 내 피부가 건조하다면 두 개를 발라도 되고, 처음부터 보습력이 강한 크림을 발라줘도 됩니다. “피지 분비가 왕성하고 여드름이 나는 피부는 묽은 토너나 젤 등을, 건조한 피부는 진한 로션이나 크림 제품을 사용하세요. 화장품을 바른 다음에 피부가 안 당기고 촉촉하다고 느끼면 충분한 거예요.” 윤현지 학생모델이 엄마는 아이크림도 바른다고 얘기했죠. “사람들은 눈가 주름을 없애주는 특별한 성분이 들어있을 거라고 믿어왔어요. 지금은 성분이 다 알려져 있는데 그냥 일반 크림과 똑같아요.”
화장품 성분을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정도로, 전성분을 확인하고 화장품을 구입하는 문화도 자리 잡았습니다. 윤현지 학생모델이 전성분을 꼭 봐야 하냐고 궁금해했죠. 우리나라는 올바른 화장품 선택을 위한 정보제공과 소비자의 안전, 알 권리 보장을 위해 2008년부터 화장품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용기 또는 포장에 표시하는 화장품 전성분표시제를 실시했어요. 하지만 최 비평가는 성분표를 보지 말라고 얘기했죠. 모든 물질은 독성이 있지만 적당량을 사용하면 위험은 낮아집니다. 먹으면 안 되지만 피부에 바르는 건 괜찮을 수도 있죠. 천연물질도 안전한 경로로 안전하게 사용해서 안전한 거지 천연물질이라고 다 안전한 것도 아니고 화학성분이라고 다 위험한 것도 아니에요. 성분표를 보지 말라는 것은 이런 생각을 갖지 않고 어떤 성분이 위험하다는 뉴스‧정보를 그냥 성분표에 대입해버리면 오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모든 화장품이 위험한 건 아닙니다. 위험한 성분은 들어가지 않고 조금 위험한 성분도 함량을 제한하기 때문이죠. 성분이 좋아서 착한 화장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쁜 화장품이 있을까요. “착한 화장품이라는 말을 쓰다 보니까 사람들이 나쁜 화장품이 있다고 생각해요. 나쁜 화장품은 없어요. 화장품의 안전은 국가가 관리해야 해요. 소비자가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므로 나쁜 화장품을 만드는 나라는 불량국가고 우리나라는 그런 나라가 아니죠. 우리가 화학제품을 대할 때 염두할 건 위험은 절대적이지 않다, 적당량은 위험하지 않다는 마인드입니다”
화장품 비평가 최지현이 제안하는 청소년을 위한 화장품 사용 Tip
학교 앞 문구점이나 거리 좌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책임 있는 회사가 만든 제품이라고 믿기 어렵습니다. 유통 경로가 의심스러우면 화장품 회사들이 제조를 좀 불성실하게 할 수도 있거든요. 최소한 무시 못 할 유통구조를 가진 다이소와 같은 할인스토어, 올리브영‧랄라블라 같은 드럭스토어 등 검증된 브랜드를 판매하는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른 화장품 써도 되나요? 색조 화장은 언제부터 괜찮나요.
사용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은 아직 피부가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다 모르고, 어른들이 바르는 화장품에 들어있는 미백‧주름‧각질 개선 등 성분들이 피부를 더 자극할 수 있어요. 어린이용 메이크업 제품은 화장품법에 따라 안전성 자료를 작성·보관하는 등 안전에 더 엄격합니다. 초등학생까지는 어린이용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하고 중학교부터 조금씩 성인 제품을 시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색조 화장품 적정 사용 연령은 개인의 판단 문제이지만 12살 정도부터는 괜찮을 것 같아요. 아직 성인 수준에 맞게 면역력이 좋은 건 아니고, 조심해야 할 게 많으니까 12살 정도까지는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기초제품은 어떤 걸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어린이‧청소년은 성인보다 피부가 얇고 충분한 면역력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순한 제품을 바르는 게 좋아요. 유아용‧주니어용‧패밀리용 브랜드는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순한 성분으로 제품을 만듭니다. 순한 화장품 고르기가 어렵다면 이런 브랜드를 살피세요.
틴트를 바르면 착색되는 건 무슨 원리인가요.
립스틱은 기름이 많이 들어가지만 틴트는 그냥 물이에요. 입술에 딱 바르면 수분이 확 날아가면서 색소만 남아 착색되는 원리죠. 그래서 굉장히 건조해지니까 물기가 다 날아가고 색소가 착색된 다음 립글로스를 덧발라 보습하는 게 좋아요. 먼저 바르면 기름 성분 때문에 틴트 착색이 잘 안 되니까 꼭 틴트를 바른 후 덧발라주세요.
마스크팩은 피부 개선에 도움이 될까요.
많은 사람이 대단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아주 많은 양의 수분을 공급해주는 화장품을 바르는 것과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피부를 촉촉하게 하면서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은 하죠. 처음엔 효과가 있는 거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분은 날아가고 얼굴 온도는 다시 상승하죠. 얼굴에 열이 많은 사람은 일시적으로 열을 낮춰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여드름이 있을 때는 모공이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요.
맞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모든 화장품이 공장에서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품질검사를 해야 합니다. 중금속‧프탈레이트가 얼마나 들어있나 등을 자체 검사해서 식약처 기준 아래로만 출시할 수 있어요. 어떤 화장품이라도 그걸 지키지 않으면 절대로 유통할 수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화장품에 들어있다던데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돼 문제가 된 성분은 메칠이소치아졸리논‧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입니다. 이 두 성분이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에 퍼지고 폐로 들어가 폐가 손상되는 집단 사고가 일어난 것이 바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입니다. 다행히 화장품은 폐로 들이마시는 제품이 아니라 피부에 바르는 제품입니다. 화장품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에만 매우 소량으로 허용됩니다. 폐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잠시 문지른 후 곧바로 씻어내기 때문에 안전해요.
색조 화장품 속 타르색소는 어린이가 발라도 되나요.
화장품에 사용되는 타르색소는 종류‧함량‧사용 부위 등이 엄격히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섀도에는 눈 주위에 사용할 수 없는 색소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립스틱에는 입술에 사용할 수 없는 색소를 사용할 수 없죠. 안전한 색소만 안전한 부위에 안전한 함량으로 사용하게 법으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성인은 물론 어린이에게도 안전합니다. 단, 아주 소수이지만 타르색소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식약처에서 밝힌 20가지 유해성분이 있던데요.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라는 책의 두 작가가 선정한 거예요. 그걸 식약처에서 발표했다는 식으로 가짜 정보가 돌아다니죠. 아무 근거도 없고 그걸 비판하는 영상을 제가 유튜브에 계속 올리고 있어요. 식약처가 발표한 건 25가지 향 알레르기 유발성분이에요. 화장품에 들어가는 향료에는 여러 복합성분이 있죠. 그 안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다수 포함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그걸 바르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피하라는 의미로 발표한 리스트입니다.
“이마에 여드름이 있는데 여드름 피부에는 세정제가 중요해요. ‘엄마가 쓰는 폼 클렌저’보다는 순한 걸로 쓰는 게 좋겠죠. 쓰고 난 다음에도 당기지 않고 피부가 촉촉하며 편해야 해요. 뽀드득 깔끔하게 세안된 느낌을 주는 건 오히려 건조하게 만들어 피지를 더 많이 나오게 하거든요. ‘컨실러’도 여드름 부위에는 안 쓰는 게 좋아요. 엄마가 골라줘서 그런지 다 좋은 걸로 잘 쓰고 있네요.”
성경이의 파우치를 공개합니다!
“마스크팩은 딱히 기능성은 아니고 어린이가 발라도 되고 어른이 발라도 되는 보습 성분만 들어있어요. 얼굴 사이즈에 맞게 쓸 수 있어 좋을 것 같네요. 자외선 차단제는 엄마가 쓰던 거 같기는 한데 평소에 ‘SPF50’까지는 쓸 필요가 없어요. 이렇게 높은 제품은 바르기도 뻑뻑하고 기름기도 많으니까 바깥 활동을 오래 하는 경우 외에는 SPF35 정도의 선크림을 사용하세요.”
은교의 파우치를 공개합니다!
“‘유기농 브랜드인 로고나 립밤, 대표적인 석유 화학계 왁스로 만든 니베아 립밤’이 있네요. 어떤 걸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가격 차이는 조금 크죠. 안정성은 큰 차이가 없으니까 가성비로 따지면 니베아가 좋겠죠. ‘수제화장품’에 들어간 티트리오일은 함량이 높으면 자극이 될 수 있는데 직접 만들면 비율을 조절하기 쉽지 않아요. 완제품을 사용하는 게 부작용을 줄일 수 있죠. 무엇보다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20일 정도 안에 빨리 쓰는 게 좋아요.”
현지의 파우치를 공개합니다!
“기본적으로 순하고 좋은 화장품을 쓰고 있네요. 더마크림은 3개월 이내에 쓰라고 되어 있는데 그 말은 보존제를 아주 조금 넣었다는 거예요. 순하게 만든 건 맞아요. 엄마 화장품도 보이는데 ‘명품 화장품’을 굳이 쓸 필요는 없어요. 안티에이징처럼 특별한 기능성 성분이 어린이에게 필요하진 않거든요.”
화장품 안전사용 7계명
1 화장품 사용 시 손을 깨끗이 해요
손을 씻지 않으면 오염될 수 있죠. 특히 크림 같은 제품은 깨끗하게 관리된 도구로 사용할 만큼만 덜어서 발라야 해요.
2. 사용 후 뚜껑을 바르게 꼭 닫아요
화장품의 뚜껑을 닫지 않으면 먼지‧세균이 섞여 오염될 수 있어요.
3. 화장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위험해요
하나의 화장품을 친구들과 함께 사용하면 세균이 옮겨갈 수 있어요. 특히 눈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친구들과 함께 쓰는 것은 정말 위험해요. 판매점의 테스트용 제품의 경우 반드시 일회용 도구를 사용하세요.
4. 화장도구는 깨끗하게 관리해요
깨끗하지 못한 도구는 화장품을 오염시킬 수 있으니 중성세제를 넣은 물에 깨끗이 세탁한 후 완전히 건조해 사용해야 해요.
5.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요
화장품은 일반적으로 실온에 보관하도록 만들어져요. 따라서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아요. 냉장고에 넣었다 빼며 온도 변화가 잦아지면 화장품은 변질돼요.
6. 화장품 사용기한을 지켜요
사용기한 표시된 제품은 반드시 기간 내에 쓰고, 개봉한 화장품은 가능한 빨리 사용하세요.
7. 색상‧향취가 변하면 사용하지 않아요
사용하던 중 색상‧냄새가 변하거나 물과 기름이 분리돼 모양이 달라진 경우에는 더 이상 쓰면 안 돼요.
손을 씻지 않으면 오염될 수 있죠. 특히 크림 같은 제품은 깨끗하게 관리된 도구로 사용할 만큼만 덜어서 발라야 해요.
2. 사용 후 뚜껑을 바르게 꼭 닫아요
화장품의 뚜껑을 닫지 않으면 먼지‧세균이 섞여 오염될 수 있어요.
3. 화장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위험해요
하나의 화장품을 친구들과 함께 사용하면 세균이 옮겨갈 수 있어요. 특히 눈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친구들과 함께 쓰는 것은 정말 위험해요. 판매점의 테스트용 제품의 경우 반드시 일회용 도구를 사용하세요.
4. 화장도구는 깨끗하게 관리해요
깨끗하지 못한 도구는 화장품을 오염시킬 수 있으니 중성세제를 넣은 물에 깨끗이 세탁한 후 완전히 건조해 사용해야 해요.
5.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요
화장품은 일반적으로 실온에 보관하도록 만들어져요. 따라서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아요. 냉장고에 넣었다 빼며 온도 변화가 잦아지면 화장품은 변질돼요.
6. 화장품 사용기한을 지켜요
사용기한 표시된 제품은 반드시 기간 내에 쓰고, 개봉한 화장품은 가능한 빨리 사용하세요.
7. 색상‧향취가 변하면 사용하지 않아요
사용하던 중 색상‧냄새가 변하거나 물과 기름이 분리돼 모양이 달라진 경우에는 더 이상 쓰면 안 돼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