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아이콘' 긴즈버그 후임에 '낙태 반대론자' 배럿 1순위

중앙일보

입력 2020.09.20 12:11

수정 2020.09.20 14:26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이 타계하면서 그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성을 앉히겠다"고 공언하면서 낙태 반대론자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에이미 코니 배럿(48)이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 뉴스도 배럿이 유력하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원 대법관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7순회 항소법원 판사.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을 눈여겨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배럿을 미 7 순회 항소법원에 처음 지명했다. 그 전까지 노트르담 대학에서 15년간 법을 가르쳤던 배럿을 판사로 앉힌 것이다.
 
배럿은 2018년 은퇴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후임으로 최종 후보 명단에 오르기도 했지만, 트럼프는 그때 "배럿은 긴즈버그를 대비해 남겨두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럿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변호사, 어머니는 프랑스어 선생님이었다. 배럿은 노트르담 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연방 법원 판사 법률사무원으로 일한 뒤 모교인 노트르담 대학으로 복귀했다.
 
미국 언론은 그가 7명의 아이를 둔 어머니라는 점을 부각한다. 미 현지 언론은 "자녀 7명 중 2명은 아이티에서 입양했고 막내 아이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럿은 미국·캐나다·자메이카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찬양의 사람들'이라는 기독교 종교단체의 일원이다. 문제는 이 단체가 구성원의 사생활을 통제해온 혐의로 언론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배럿은 "법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그 목적은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배경 탓에 지난 2017년 열린 청문회에서는 배럿이 종교적 신념과 판사로서의 업무를 잘 분리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배럿 안에 도그마(기독교 교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배럿 외에도 11연방 고법의 쿠바계 여성인 바버라 라고아 판사도 물망에 올라 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7순회 항소법원 판사와 함께 연방대법원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는 바버라 라고아 11연방고등법원 판사. [로이터=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