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1000원 버스 달리자 수익 감소”
영광군, 2019년부터 농어촌 버스 요금 1000원
농어촌 버스 노선 겹치는 시외버스 수익 감소
금호고속, 1000원 버스 운행 이후 손실보상 요청
지자체 “수천만원 수익 감소 있지만, 근거 부족”
1000원 버스는 김준성 영광군수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전남 영광뿐만 아니라 고령화로 주민은 적지만 이동 거리가 멀어 교통이 불편한 전국 상당수 농어촌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요금을 낮추는 1000원 버스·택시 등 공약을 시행하고 있다.
1000원 버스가 시행되기 전 영광지역 버스요금은 기본 1300원에서 1㎞당 116원의 초과 운임이 책정돼 최고 3000원이었다. 금호고속이 수익 감소 문제를 제기한 시외버스 노선은 광주광역시에서 출발해 영광-법성-홍농까지 가는 직행 구간이다. 금호고속은 법성-홍농 구간만 이용할 때 요금을 2200원으로 책정했는데 1000원 버스 시행 이후 수익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1000원 버스로 5000만원 이상 수익 감소”
금호고속은 광주에서 영광으로 향하는 직행 시외버스 노선을 주중 31회, 주말 35회 운영한다. 하지만 세부 운행 구간을 따져보면 1000원 버스 시행 이후 탑승객이 줄어들자 금호고속은 지난해 5월 1일부터 법성-홍농 구간 운행 횟수를 11회 줄였다.
1000원 버스 도입 이후 주민들의 지역 내 교통 여건은 나아졌지만, 시외로 이어지는 노선의 운행 횟수가 줄어드는 역효과도 나타난다. 영광군 관계자는 “버스요금이 하락하기 전에는 직행 버스를 이용하는 군민들의 수요가 있었지만, 1000원 버스 시행 이후에 돈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보려고 좀 느리더라도 농어촌 버스를 이용하는 군민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영광군, 검토 중이지만 “근거 부족”
영광군은 금호고속의 수익 감소분 보상 요청을 놓고 검토를 거듭하고 있지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영광군은 농어촌 버스를 운행하는 지역 버스업체의 손실분을 보상해주는 조건으로 1000원 버스를 시행했다.
하지만 금호고속의 경우 영광군 내에 위치한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예산 투입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금호고속이 수익성이 부족한 전남지역 노선을 운행하면서 전남도 측에 수익 감소 보상을 받고 있어서 중복 보상인지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금호고속이 전남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손실보상금을 받는 곳은 전남 신안군이 있다. 서울 남부고속터미널에서 신안 암태도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 노선으로 신안군이 고속버스 운행 손해를 군비로 보전하는 조건의 협약을 금호고속과 맺으면서 이뤄졌다. 이 노선은 지난해 4월 개통 뒤 4개월 만에 2억6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고, 신안군이 같은 해 상반기 손실보상금으로 1억5300만원을 금호고속에 지급했다.
영광=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