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댐 관리권 놓고 갈등 왜?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화순군의회는 지난 4일 전남 화순군 동복댐의 관리권을 화순군에 이양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광주시에 전달했다. 동복댐은 광주시 상수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화순군 동복천을 가로막아 1985년 건설됐다. 저수 용량 9200만t으로 광주시 거주 56만 세대가 이곳 물을 사용한다.
화순군의회는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397㎜의 폭우가 전남 화순에 쏟아질 때 광주시가 동복댐 물을 미리 방류하지 않아 인근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화순군의회 “집중호우 때 물 방류로 침수 피해”
전남 화순에 있는 광주시 상수원 댐 놓고 갈등
광주시 “동복댐 홍수 방지 기능 적어 고의 아냐”
화순 동복면과 사평면 등 동복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502명도 지난달 19일 광주시에 집중호우 때 동복댐 방류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었다. 동복댐의 위치는 전남 화순군이지만, 광주시가 관리권을 가져 제때 홍수 피해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 화순군의회와 주민들의 주장이다.
댐 건설 당시 광주·화순 묶여 댐 관리권 광주에
동복댐 관리권을 놓고 벌어진 광주시와 화순군의 다툼은 처음이 아니다. 2002년과 2003년 태풍 ‘루사’와 ‘매미’가 접근했을 때 동복댐 수문 개방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2003년 광주시와 화순군의 관리권 조정에 나선 환경부는 동복댐을 상수원으로 활용하는 광주시를 관리권자로 인정했다. 화순군의회는 상수원 수질 유지에 관한 권한은 광주시가 갖더라도 댐 시설 관리 권한 양도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최기천 화순군의회 의장은 “화순군이 동복댐 주변에 홍수 방지 활동을 하더라도 광주시 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동복댐이 상수원 전용 댐이라 홍수방지 기능이 없더라도 댐 시설 보수와 조금이나마 방류량 조절을 할 수 있도록 관리권을 분할하는 것도 따져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광주시 “동복댐은 상수원 목적 댐”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집중호우 때 고의로 동복댐을 방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동복댐의 최고 수위는 168.2m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수문은 167.2m 높이에 있다”고 말했다.
다목적 댐일 경우 수문이 더 낮은 높이에 있어 홍수가 예상될 때 물을 미리 방류할 수 있지만, 동복댐은 저장 목적이 우선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도 비가 너무 많이 온 탓에 물이 댐 최고 수위를 넘쳐 인근으로 범람한 탓에 발생했다고 반박한다.
광주시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최고수위인 168.2m와 수문 높이인 167.2m는 1m 차이로 홍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매우 적다”며 “집중호우 대책은 종합적으로 구상하되 상수원 수질 관리라는 목적에 따라 광주시가 관리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