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비친 얼굴, 맘에 안들어 성형 집착
코로나로 병원 문 닫자 무자격자 시술
직접 주사제 구입 얼굴에 주입하기도
전문가들, "카메라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보톡스는 피부 주름 생성을 막고, 필러는 볼이나 주름 등 피부의 꺼진 부위를 채우는 성형 주사제다. 보톡스는 시술 후 평균 3~4개월, 필러는 6~18개월 효과가 지속된다. 영구적인 시술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면 재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올해 코로나19 봉쇄령으로 병원들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재시술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봉쇄 전 시술을 받았던 사람들은 재시술이 어려워지자 불안해졌다. 성형 주사제 효과가 사라지면 아름다움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런던의 성형외과 의사이자 팟캐스트 ‘기니피그’(Guinea Pig) 진행자인 마리암 자마니는 봉쇄 기간 성형 시술을 받지 못해 불안해하는 현상을 ‘락다운 멜트다운’(Lockdown Meltdown)이라고 불렀다. 봉쇄를 뜻하는 ‘락다운’(Lockdown)과 자제력·통제력을 잃은 상태를 뜻하는 ‘멜트다운’(Meltdown)의 합성어다.
카메라에 비친 얼굴 주름, 눈에 거슬려
성형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성형 후 만족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위안을 얻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골프어는 “봉쇄 기간 정신적·정서적 안정이 필요했는데, 그때마다 성형 후 모습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실제 봉쇄령 이후 보톡스 시술을 결심했다는 한 사람은 “화상 회의 중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얼굴과 목주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이후 주름이 항상 눈에 거슬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봉쇄 기간이 성형 최적기라는 점도 성형 욕구를 자극했다. 성형 수술 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오랜 기간 집에서 회복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봉쇄 기간 절약한 여행·쇼핑 비용을 성형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 “줌 패닉(Zoom Panic) 경계해야”
셀프 카메라 보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찍은 이상적인 모습과 실제 모습에 괴리를 느끼고 성형에 집착하는 ‘스냅챗 이형성증’(Snapchat Dysmorphia)과 유사한 증상이다.
자마니는 “카메라는 실물을 왜곡한다”면서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외모가 어색하고,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면서 “과도하고, 잘못된 성형 주사제 주입은 안면근육 마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