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같은 당 소속 김한정 의원이 18일 페이스북에서 한 말이다.
김한정 의원은 “김홍걸 의원이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 하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김대중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을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들의 실망과 원망”이라고도 했다.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김홍걸 의원은 최근 부동산 투기, 허위 재산신고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있다.
김한정 의원은 이날 김대중 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와 관련된 일화도 꺼냈다.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에서 만난 김홍걸 의원이 “액수는 차이가 있지만, 수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청탁을 들어준 일은 없다”고 시인했다는 것이다. 김한정 의원은 “(보고를 받은) 대통령님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속이 타던 여사님은 눈물을 보였다”고 했다.
김한정 의원은 DJ의 최측근이었다.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일 때 공보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해, 김대중 정부 내내 청와대 부속1실장을 지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김 전 대통령을 직접 수행했다.
2016년 김홍걸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권유한 사람 역시 김한정 의원이다. 김홍걸 의원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을 지낼 때는 민화협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일화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사실상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與, 김홍걸엔 방어 대신 ‘윤리감찰단’ 조사
4·15총선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나서서 당선된 김홍걸 의원은 후보 재산신고 당시 아파트 분양권 1채(올 2월 시세 12억3500만원)를 누락했다. 2016년엔 연달아 3채를 구입했다는 의혹이 더해졌고, “팔겠다”던 18억원 짜리 강남 아파트를 아들에게 증여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회 외통위 소속이면서 남북경협주를 대량으로 보유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잇따라 제기된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초반 침묵했으나, 지난 16일 당 윤리감찰단을 구성해 본격 조사에 나섰다. 이낙연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김 의원 부동산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지도부에 지시한 게 조사 착수 계기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홍걸 의원이 과거 동교동계 인사들이 안철수 대표 쪽으로 기울 때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미안함은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본인 흠결에 대해 굳이 당이 방어할 이유는 없지 않나”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홍걸 의원과 껄끄러웠던 정대철·권노갑 전 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들의 입김이 '김홍걸 아웃'에 일부 영향을 미친 거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