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3㎡당 4345만 강북 3088만원
문 정부 들어 불균형 더 심화돼
3년 만에 서울 아파트값 46% 올라
정부 “강남 개발 이익 강북에 쓸 것”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지수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5월까지 45.5%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통계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연구소가 분석한 결과다. 무주택자가 수도권에서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성공하기는 더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의 부동산 거래에서 무주택자가 매수한 비율은 2013년 41%에서 올해 상반기 31%로 10%포인트 하락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기존 주택 보유자는 ‘주택 갈아타기’를 하거나 추가로 집을 샀지만 무주택자는 주택 매수를 보류하거나 포기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젊은 층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사는 ‘패닉 바잉’(공포에 의한 매수) 현상도 뚜렷했다. 서울에서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을 산 사람 중 30대의 비중은 28%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4%포인트 증가했다. 김기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서울 뉴타운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최고 340대 1에 달한다. 청약 당첨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겠다는 현상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서울 강남권에서 개발이익을 공공기여금으로 거둬들인 뒤 이 돈을 강북권 개발에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역 간 격차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게 상당수 부동산시장 전문가의 시각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은 교통·교육·주거환경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대기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출퇴근 대중교통 데이터를 보면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서울 강남 쪽으로 사람들이 몰린다”며 “강남은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인 고용 중심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염지현·성지원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