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도 좋다. 바로 앞에 의회가 보이고, 백악관까지는 직선거리로 불과 800m 정도다. 그래서 이 호텔을 “백악관으로 가는 대기실”이라고도 부른다. 실제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엔 대기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후보 수락 연설에 초대받은 이들 중 상당수가 이 호텔에 머물렀다. 이 기간 대통령의 딸인 티파니 트럼프는 로비에서 와인 시음회를 열었고,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원래는 1899년 세워진 역사적인 우체국 건물이었다. 2013년 트럼프가 60년 동안 쓰기로 계약 맺고, 5성급 호텔로 개조한 뒤 2016년 문을 열었다. 대통령에 취임 후엔 두 아들에게 경영을 맡겼다.
그러다 보니 반(反) 트럼프 진영의 공격 대상이 되곤 한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대가 기둥에 낙서했고, 최근엔 “트럼프가 군대를 무시했다”는 글귀가 빔프로젝터로 호텔 벽면에 띄워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 한 번 와보고 싶은 이들의 심리만 부추기는 것 같다. 지난 주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이 호텔로 불러 오찬 행사를 했다.
시민단체인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정치단체들이 이 호텔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 소유 시설에 2015년부터 지불한 돈이 2200만 달러(약 261억원)가 넘는다고 한다. 이번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트럼프의 두 아들은 ‘아빠 찬스’를 살려 4년 바싹 장사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듯하다.
김필규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