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야구와 함께 자란 이정후 "매 순간 야구하기 잘했다 생각해요"

중앙일보

입력 2020.09.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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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대표적인 야구인 2세로 꼽히며 ‘가문의 영광’을 실현 중인 이정후 선수. 2017년 넥센(현 키움)에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KBO 첫 부자 1지명 타이틀을 꿰차고, 한국 야구 레전드인 아버지도 못 받은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시즌부터 ‘이종범 아들 이정후’를 ‘이정후 아빠 이종범’으로 돌려세우기 시작했죠.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고, 해마다 연봉 기록을 갈아치우며 훨훨 날고 있는 이정후 선수를 소중 학생기자단이 인터뷰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나는 대신 종이 위에서의 만남이었지만 이미 팀의 간판타자인 이정후 선수와의 인터뷰에 학생기자단 모두 열정적으로 질문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만난 야구인 2세
이정후 키움 히어로즈 선수 인터뷰

작년에는 타구 분포가 다양했는데, 올해는 당겨치는 타구의 비율이 높고, 장타율이 급증했습니다. 반면 삼진이 늘거나 콘택트 능력이 낮아지는 현상은 없는데요. 이를 위한 훈련을 따로 했는지, 타석에서 이런 부분을 의식하고 타격했는지 궁금합니다. 안타머신 비결을 알려주세요. 
타석에서 강하게 치려고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강한 타구가 나오고 있고, 그 타구들이 안타로 이어지고 있죠. 비시즌 때에는 파워를 기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2017 데뷔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4년 동안 KBO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성장한 이정후 선수는 야구인 2세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선구안이 좋은 선수로 꼽히는데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혹시 유전적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나요. 가장 좋아하는 코스와 가장 치기 어려운 공은 무엇이고,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는 누구인가요. 
자세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에 들어오는 공만 치려고 해요. 제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코스만 보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생각한 코스가 아니면 치지 않는 것 같아요.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레일리 선수를 만날 때마다 고전을 면치 못했죠.  
  
데이터를 보면 출루율에 비해 도루 시도가 비교적 많지 않은 것 같은데 도루를 안 하는 이유가 있나요. ‘바람의 아들’처럼 도루왕이나, 20-20/30-30클럽에 욕심이 있진 않나요. 
글쎄요. 생각보다 도루를 할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누상에서는 상황에 맞게 주루플레이를 하려고 해요. 도루가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뛸 겁니다. 
 
올 시즌은 시작도 늦고 더블헤더도 잦은 등 여러 어려움이 있죠. 그만큼 컨디션 관리도 어려울 텐데, 매 경기 부상을 줄이고 컨디션을 유지하는 노하우나 몸 관리 비법이 있는지요.  
개인적으로 정해 놓은 루틴을 잘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또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 관리에도 힘쓰고 있죠.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중요해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안 좋았던 부분은 빨리 잊고 내일 시합을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죠.  

데뷔 이후 4년간 3할대 타율을 유지 중인 이정후 선수는 올 시즌 장타도 늘렸다. [뉴스1]

 
키움 히어로즈의 우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 보여요. 현재 팀 분위기는 어떻고, 본인이 생각하는 우승 확률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통합 우승을 위해 키움에 지금 가장 필요하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팀은 늘 분위기가 좋아요. 선배님들이 팀을 잘 이끌어주시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항상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죠. 부상 선수들도 조만간 돌아오기 때문에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저도 항상 최선을 다할 거고요.


MLB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KBO리그 출신 타자가 다년간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죠. MLB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그렇다면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시나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야구를 하기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언제인가요. 반대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나요. 
매 순간마다 야구를 하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어떤 타자가 좋은 타자라고 생각하나요. 존경하는 선수나 롤모델이 있다면. 
팀 배팅을 잘하는 선수입니다. 찬스가 왔을 때 잘 이어가고 득점권 상황에서는 점수를 만들어 주는 타자가 좋은 타자라고 생각해요. 필요할 때 안타든 희생타든 진루타든 팀을 위한 타격을 해주는 타자가 좋은 타자죠. 존경하는 선수나 선배님들은 많이 있습니다. 프로에 오고 나서부터는 따로 롤모델을 정하진 않았어요.    

2017시즌 신인상은 이정후 선수 몫이었다. 사진은 은퇴선수들이 뽑은 신인상을 수상하고 아버지 이종범 코치로부터 축하받는 모습.

 
이종범 선수와 비교해 본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 이건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버지보다 콘택트 능력이 조금 좋은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아니고. 아버지가 가지신 모든 야구 재능을 배우고 싶습니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나중에 은퇴한 뒤에는 방송이나 야구 관련 일 등 뭘 하고 싶으신가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은퇴 이후는 너무 먼 이야기라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초등학생 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시 이정후 선수와 또래인 소년중앙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영향이 크죠. 야구를 하는 게 재밌기도 했고요. 소년중앙 어린이 독자 여러분! 공부 열심히 하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그 꿈을 좇아가기 바라요. 응원하겠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동행취재=김민서(경기도 신원중 1)·남재준(서울 도성초 6)·안강(과천 관문초 5)·윤현성(경기도 백마중 3)·조온유(서울 진선여중 1) 학생기자, 사진=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