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펄쩍펄쩍 뛰며 ‘사람들이 죽을 거야! 사람들이 죽을 거야!’라고 외쳐야 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을 알고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신간 『분노(Rage)』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치명성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중국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ABC방송 기자가 “(코로나19에 대해) 왜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느냐”고 대놓고 묻자 “끔찍한 질문과 어법”이라며 발끈했다.
그는 “나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내가 말했던 것은 우리는 침착해야 하고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중국에 대한 금지명령을 내렸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표면상으로 나는 심각한 문제라고 분명히 했다. 그저 ‘사람들이 죽을 거야’라고 소리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기자를 향해 “당신의 질문, 그리고 당신이 그걸 표현한 방식은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고 당신의 고용주에게도 수치”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기자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서 사람들이 이젠 당신을 믿어도 된다는 것인지” 묻자 “그렇다. 우리는 일을 굉장히 잘해냈다”고 답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