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는 지난해 10월 티파니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인수 예정금액은 160억 달러(약 19조원)였다. 당초 계약서엔 오는 11월 24일까지 M&A를 마무리한다고 돼 있다. LVMH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프랑스 외교부가 티파니 인수를 내년 1월 6일 이후로 미루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기요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화 기자회견에서 “그룹 법무팀과 상의한 결과 프랑스 정부의 요구는 정당하며 무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LVMH “정부 요청에 인수 중단”
티파니 “헐값 인수하려는 꼼수”
프랑스 ‘구글세’ 도입에 미국 반발
글로벌 명품 브랜드 M&A 불똥
양측의 갈등이 커진 건 미국과 프랑스의 통상 마찰이 얽히면서다. 프랑스는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디지털 서비스세’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실제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유예한 상태다. 흔히 ‘구글세’로 부르는 디지털세는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고정된 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영업하는 인터넷 기업에 물리는 세금이다. 프랑스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구글세를 부과하면 미국은 프랑스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관세 폭탄’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야후 파이낸스는 “큰일 난 쪽은 LVMH가 아닌 티파니”라며 “여행산업 의존도가 높은 티파니의 경우 코로나19가 극복되지 않으면 앞으로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티파니가 살아남기 위해선 온라인 판매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