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산은의 업무 연속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영, 비우량 회사채·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SPV) 운영 같은 기업 유동성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조선해양·두산그룹·쌍용차 등 기업 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관리는 산은이 실무를 맡고 있다.
정부, 업무 연속성 고려해 결정
20조 뉴딜펀드 관리도 새 임무
이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충분히 피곤하다”며 “남은 임기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더 이상의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다음에 대해선 생각하지도, 생각할 필요도, 생각할 시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법에 따르면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회장은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산은 회장으로 이름을 올린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9일까지 이 회장의 제청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1954년 산은이 설립된 이후 그동안 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는 구용서 전 총재(1954~1958년), 김원기 전 총재(1972~1978년), 이형구 전 총재(1990~1994년)의 세 명뿐이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