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연구위원은 9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연사로 나서 현재 청와대와 여당 요직의 '86세대'가 뚜렷한 이념적 지향점이 없이 이익과 권력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전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
"시위 때 조국 얼굴 한 번 본적 없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친구들에게 '조국이 운동권이냐'고 물었을 때 절반은 운동권이라고 했고, 절반은 '조국이 무슨 운동권이냐'고 했다"며 "시위 때 조국 얼굴 한 번도 본적이 없다. 키도 크고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얼굴이라 시위에 나왔으면 못봤을 리 없다"고 했다. 또 운동권 친구들도 시위에서 조 전 장관의 얼굴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조국처럼 시위도 안 나오는 사람을 운동권으로 쳐주는 경우도 있고 그리고 운동권 서클에 가담돼있지 않지만 시위에는 잘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며 '운동권 네트워크'의 범위가 상당히 애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동권 네트워크는) 1차적으로 서로 신뢰하는 게 있다. 네트워크에서 떠나거나 배신한다는 건 쉽지 않다"며 "국회의원 후보나 보좌관 비서관 선발도 운동권 네트워크에서 선발하는데 그게 우리 생각보다 훨씬 확장돼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는) 운동권이 이념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 여당 인사들이) 생계와 권력지향 두가지에만 관심 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수억원대 납품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운동권 대부'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의 사례를 들어 그는 "지난 2번의 대통령선거 때 열성적으로 문재인 후보의 당선에 나섰다"며 "그것이 자기가 하는 사업이나 생계에 연계돼 있어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이념도 불분명하고 추구하는 방향도 불분명하다고 비판하며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자)이나 문빠라고 표현하는 대통령 지지자들 눈치보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북한이나 중국에 대해서 자기가 추구하는 걸 뚜렷이 갖고 있는 (정부·여당) 사람은 20%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운동권 네트워크는 이념적 리더도 없고, 이념적 구심력이 강력한 하나의 집단이 아니다"라며 "대학 동창회, 지역 향우회 수준은 넘어서는 나름대로의 끈끈함은 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