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시상식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8일(현지 시간) 2024년 제96회 시상식부터 다양성에 관한 신설 기준 4가지 중 2개는 반드시 충족해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美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다양성 조건 신설
'백인들의 잔치 #OscarsSoWhit' 오명 벗을까
예를 들면 이런 방식이다. 기준A에 통과하기 위해선 ①주연 배우나 주요 조연 중 적어도 한 명이 위와 같은 백인 외 다인종 혹은 민족 출신일 것 ②조단역의 최소 30% 이상이 다인종‧여성‧성소수자‧장애인 중 2가지 이상을 포함할 것 ③영화의 주요 줄거리, 주제 또는 내러티브가 소수자 집단에 관한 내용일 것 등 3가지 세부항목 중 적어도 하나는 만족시켜야 한다.
제작 현장을 아우른 기준B에선 연출‧촬영‧작곡‧의상‧캐스팅‧편집‧헤어‧메이크업‧프로듀서‧미술‧사운드‧VFX‧작가 등 책임자급 직책 중 적어도 두 명이, 혹은 전체 제작진의 최소 30%가 다인종‧여성‧성소수자‧장애인 등 주류에서 소외돼온 집단 출신일 것 등의 세부항목이 포함됐다.
산업 현장 다양성 더해 새 인력 개발도 조건
다만, 지금으로선 작품상 외 분야는 기존 규정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시상식 풍경이 얼마나 바뀔지는 2024년 시상식을 두고봐야 할 듯하다.
아카데미 "다양성 조리개 넓히겠다"
아카데미측은 이번 다양성 규정에 대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스크린 안팎에서 공평한 표현을 장려하기 위해 고안됐다”면서 “영국영화협회(BFI) 다양성 표준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 현재 오스카상 후보 자격을 판단하는 미국영화제작가조합(PGA)와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 세계 인구의 다양성과 영화의 창조성을 반영하기 위해 어퍼처(Aperture‧조리개)는 더 넓어져야 한다. 아카데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기준이 우리 산업에서 오래 지속되고 필수적인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