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 의왕시 한국전력 체육관에서 만난 박철우(35) 표정이 밝았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에서 우승했다. 두 시즌 연속 V리그 최하위 한국전력은 주목받지 못했는데,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입단한 박철우 활약이 눈부셨다.
감독·선수를 잇는 코칭 플레이어
외국인 선수 부부 초대 챙기기도
팀 목표 최하위 탈출 중위권으로
컵대회 우승이 정규시즌 성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장 감독은 “기쁨에 취해선 안 된다”고 했다. 박철우 생각도 같다. 그는 “예전 챔프전에서 우승해도 5분 즐기고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솔직히 리그 때는 다른 팀이 더 좋아지긴 할 거다. 하지만 나는 이기려고 한국전력에 왔다”고 강조했다.
35살 배구선수.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박철우도 “20대 때만큼 몸이 가볍진 않다. 공격하려고 뛸 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블로킹을 하려고 뛰면 예전보다 몸이 무거운 느낌이다. 하지만 배구 자체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체력 관리를 위해 다양한 시도도 한다. 박철우는 “(2016년) 사회복무 요원으로 근무할 때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렸다. 배구 선수에겐 잘 안 맞는 것 같았다. 지난 시즌엔 채식도 시도했다. 몸은 가벼운데도 점프가 잘 안 됐다. 이제는 일반적인 식사를 하면서 잘 쉬는 데 집중한다”고 전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두 시즌을 합쳐 68경기에서 고작 10승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김명관(23), 박태환(25), 이승준(20), 이태호(20)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주장도 맡은 박철우는 “컵대회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어린 선수들이 놀라울 정도로 빨리 좋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어린 선수들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팀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의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