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 네티즌이 "운동할 사람들은 운동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 캡처]
운동을 쉴 수 없던 그는 주말인 지난 5일 서울 관악산을 찾았다. 일명 ‘산스장(산에 있는 헬스장)’에 가기 위해서다. 김씨는 7일 “사람 없는 시간을 골라 오전 6시쯤 갔는데 그때도 4~5명은 있었다”며 “피트니스 센터보다 시설이 열악하고 모기 등 벌레도 많았지만, 거리 두기를 연장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공원 몰리는 사람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연합뉴스
산스장이나 ‘공스장(공원에 있는 헬스장)’이라는 말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산스장 관련 동영상이 수십 개 검색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산스장·공스장 관련 글이 1000여개 넘게 올라와 있다. 경기도 고양에 사는 20대 A씨는 “산스장이라는 말이 유행이길래 동네 호수공원을 가봤더니 밤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데이트나 모임 장소로 꽉 막힌 실내보다 탁 트인 야외를 선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경의선 숲길을 남자친구와 찾았다는 직장인 이모(29·여)씨는 “마스크를 쓰고 숲길을 따라 걸으면서 데이트를 즐겼다”며 “최근 공원 등에서 만나며 야외 데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분당 중앙공원 광장에 나들이를 나온 대학생 두 명도 “사람이 있는 실내는 왠지 꺼려졌다. 야외는 괜찮을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홈 파티’, 모텔 ‘파티 룸’도 인기
각각 최대 8명, 10명까지 수용 가능한 다인실이 있는 서울 역삼 지역 한 모텔은 7일 오후 예약이 마감됐다. [야놀자 애플리케이션 캡처]
사람 여러 명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모텔·호텔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최대 10명까지 수용 가능한 방이 있는 서울 신촌의 한 모텔은 오는 8일까지 해당 방 예약이 꽉 찼다. ‘파티 룸’이 있는 서울 역삼의 한 모텔도 이날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다. 신촌의 한 모텔 관계자는 “요새 주변 모텔 파티 룸에 손님이 몰려 어디든 예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30통 가까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야외도 안전지대 아냐”
5일 오후 서울 한 한강공원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독자 제공]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는 자연 환기가 돼 감염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없어지진 않는다”며 “해외에서 관련 감염 사례도 나왔고, 최근 확진자가 폭증한 광화문 집회도 야외였다. 가능하면 불요불급한 외출이나 모임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외출이나 모임을 꼭 해야 한다면 ▶개인 간격 2m 거리 두기를 지킬 것 ▶운동할 땐 손 소독제 등을 사용하며 개인 청결에 신경 쓸 것 ▶가능한 적은 인원이 모일 것 등을 주문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