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신문(日經·닛케이)이 7일 게재한 기획기사 제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불평등을 19세기부터의 수치 등을 동원해 거시적으로 조명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라는 폭풍에 맞선 인류는 한배에 타고 있지 않다”며 “인류는 (소득 계층 등에 따라) 모두 다른 배에 타고 있으며, 그 불평등은 악화일로”라고 분석했다.
닛케이 ‘글로벌 경제 불평등’ 지적
선진국 빈곤율 17년새 1.5%P 확대
미국 하위 10% 소득 2~3% 늘 때
상위 5%는 60% 증가 빈부차 심화
닛케이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19세기에는 인구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며 “1·2차 세계대전 이후 부흥기에도 1인당 GDP와 인구는 함께 증가했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성장의 여신이 사라진 세계에 만연하는 것은 불안정성과 불평등이다. 성장률이 떨어지며 나눠 먹을 파이의 크기가 작아지는 데다, 파이가 골고루 나눠지지 않고 있어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빈곤층이 늘고, 상위계층의 소득은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지고 있다.
반면 소득 피라미드의 위쪽에 자리 잡은 계층의 소득 증가율은 가팔라지고 있다. 미국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 상위 5%의 소득 증가율(60%)은 중위 계층 소득증가율(10%)의 6배에 달했다. 하위 10% 계층의 소득증가율은 2~3%에 불과하다.
소득 불평등은 사회의 약한 고리를 더 위태롭게 한다. 코로나19의 사망자 숫자만 살펴봐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0만명에 육박한 미국 뉴욕에서 소득 수준이 낮은 브롱스의 사망자 수는 10만명당 275명이다. 이는 뉴욕시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맨해튼의 1.8배에 달한다.
뉴욕시의회의 이네스 바론 의원은 “저소득층은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가 돈을 벌어와야 생존할 수 있다”며 “집 밖에서 일하며 소득과 함께 바이러스를 집안으로 들여오는 셈이고 따라서 코로나19에서 안전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사라진 성장의 여신이 돌아오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닛케이의 진단과 처방은 이렇다. “장기적으론 경제 성장을 위해 평등을 중요시해야 할 때가 왔다. 그렇게 위기를 극복해야만 성장의 여신이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