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권사 “문 대통령 펀드매니저 데뷔” 뉴딜펀드 비판

중앙일보

입력 2020.09.08 00:04

수정 2020.09.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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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뉴딜펀드’ 계획을 비판하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나왔다. 정부가 지난 3일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뉴딜펀드가 자본시장의 거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증권사인 CLSA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펀드매니저 데뷔’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뉴딜펀드 조성 계획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CLSA는 “세금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는 펀드매니저와 민간 펀드매니저가 어떻게 경쟁하겠느냐”며 “당신의 대통령은 당신의 경쟁자”라고 표현했다.

CLSA, 자본시장 거품 조장 우려
“펀드 포함 안된 기업은 패자 될 것
투자자에 이익 제공해 표얻기” 주장

CLSA는 정부가 뉴딜펀드 조성을 통해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고 분석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 부동산 가격을 낮추고 ▶뉴딜펀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해 표를 얻으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CLSA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LSA는 또 한국거래소가 만든 뉴딜지수에 포함된 기업은 혜택을 받지만 뉴딜펀드에서 소외된 기업들은 패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는 7일 ‘KRX BBIG K-뉴딜지수’를 선보였다. 배터리(2차 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BBIG)의 네 개 업종 지수에 BBIG 관련주를 종합한 지수를 포함해 다섯 종류다.
 
CLSA는 “이미 뜨거운 BBIG 관련주에 기름을 끼얹는 방식으로 이뤄진 정부의 시장 개입에 경악했다”며 “정부가 큰 거품을 조장하는 데 앞장선 꼴”이라고 지적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