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시민 탑승차와 미군 장갑차의 추돌사고와 관련해 인간 생명의 존중함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와 미군 측에 15만 시민의 강력한 경고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포천시민 “사고 재발 방지” 촉구
범대위는 또 “도로 파손의 주범인 전차는 중장비 수송차량(HET)으로 이동해 훈련장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평상시 야간 기동훈련 중지하고, 군사차량 이동 시 전·후방 호송차를 운행하고 야간 식별이 가능한 부착물을 의무화하라”며 장갑차 사고 지역 주민을 위해 조속히 안전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범대위는 또 군사 훈련이 빈번한 37번 국도 영중~창수 구간 ‘2+1 시범도로’를 즉각 개선해달라고도 촉구했다.
미군 장갑차 ‘호위 차량’ 없었다
경찰은 사고가 난 장갑차에 군용 차량 이동 시 동행하며 불빛 등으로 이동 사실을 표시하는 ‘콘보이’(호위) 차량이 동행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사고 연관성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상 군 차량 이동 시 콘보이 차량이 동행해야 한다는 규정은 별도로 없다”며 “확보한 블랙박스에는 다리 진입 전 상황까지는 녹화가 돼 있지만, 진입 후부터 충돌까지 상황은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SUV에 타고 있던 포천시 관인면과 영중면에 각각 사는 50대 두 부부 4명(여성 2명, 남성 2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119 도착 당시 이들은 심정지 상태였다고 한다. 숨진 두 부부는 함께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몇분 전 운전자 바뀌어”
사고 당시 충격으로 SUV 차량의 앞쪽 엔진 부분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으며, 장갑차는 오른쪽 무한궤도가 이탈했다. SUV 차량은 사고 후 반대편 차로로 퉁겨 나갔고, 미군 장갑차도 교량 옆 난간을 들이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편도 1차로 교량 위 도로로 장갑차를 추돌한 SUV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검을 통해 SUV 운전자의 음주 및 약물 투약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원인으로는 장갑차의 호위 차량 미운행 등 주한미군 측 과실과 추돌 차량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음주운전 가능성 등 운전자 측의 과실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주한미군, 즉각 조의 표하고 훈련 중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어와 영어로 “어제저녁 포천 인근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 그리고 유족들께 주한미군과 더불어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전익진·이근평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