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OK지만, 순교자 되긴 싫다…코로나 과로 유럽 의사들 파업

중앙일보

입력 2020.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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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시작한 의료 분야 집단휴진(파업)이 주요 병원 교수진과 전임의의 집단행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칫 정부와 의사들이 정면으로 충돌해 ‘전국 의사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의사 파업과 관련한 논란을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프랑스 전공의들이 '파업 중'이라는 팻말을 들고 지난 2019년 11월 14일 파리에서 열린 파업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공공병원에 더 많은 의료진과 예산을 투입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정부와 의사들간의 대립은 장기간의 파업과 시위, 그리고 대화와 협상으로 지난 7월 타결됐다. AP=연합뉴스

 

유럽 복지 선진국 의사 파업 일상적 

우선 들리는 게 인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어떻게 파업을 하느냐는 소리다. 전 세계에 이런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의사들도 파업하는 일이 잦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에선 의사 파업이 일상적이다. 무상의료와 공공의료가 확립된 복지 선진국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인이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파업하는 것을 인간이자 전문직업인으로서 당연한 권리로 인정한다. 합당한 대우를 받고 합리적인 근무조건 속에서 진료해야 환자를 제대로 돌보고 생명을 다룰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코로나19로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무슨 파업이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선 코로나19 상황이 벌어진다고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의 파업과 시위가 사라지진 않았다. 오히려 몰려오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느라 의료진이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우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 진료하기가 힘들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코로나19가 더 많은 파업과 시위로 이어지는 셈이다. 

지난 1월 9일 프랑스에서 의사, 철도 노조, 변호사 등이 파업 시위를 벌이는 도중 여러 직종 참가자들이 모여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업과 사망률 연관 낮다는 연구결과 

파업이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부에선 파업 기간 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파업과 환자 사망률 사이에는 연관 관계가 없거나 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해외 사례는 한국과 의료 체계가 다르고 상황과 이유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일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선 보건의료라는 공통점이 있어 교훈을 얻을 만해 보인다.  

지난 2019년 12월 17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이 '환자들이 위험하다'는 플랭카드를 들고 파업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 정부에 보건의료 인력 확충과 공공병원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AP=연합뉴스I

 

프랑스, 지난해 봄부터 의사 파업

프랑스는 지난해 봄부터 코로나19가 전국에 퍼진 올해 상반기까지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종사자들의 파업과 시위를 겪었다. 시작은 응급의료 의사들의 항의였다. 지난해 3월부터 전국 50개 병원 응급실의 의사들과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의료 종사자들이 정부의 예산·병상 삭감과 인력 부족에 항의하며 수시로 파업과 시위에 들어갔다.  
프랑스 응급실 의료진은 지난해 6월 1일 프랑스 보건부 앞에 집결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에 이르렀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이대로 가다간 세계적 수준의 프랑스 의료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으며 실제로 상당한 사망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보건의료인 파업 시위에 참가한 간호사들이 '공공병원을 구하자'는 구호가 적힌 플랭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은 지난해 봄부터 열린 의료계와 정부의 싸움에서 항상 서로 연대해왔다. AP=연합뉴스

“농촌·소도시 의사 부족은 정부 책임”

아울러 농촌과 소도시에 만연한 의사 부족 현상도 정부의 예산 삭감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적극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의료체계에 대한 불만은 응급실 의료진에서 그치지 않았다. 다양한 분야의 프랑스 의료진 수천 명은 급기야 지난해 11월 14일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프랑스24가 보도했다. 이들은 파리에 집결해 ‘공공의료를 살리자’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1일에는 사태가 더욱 확대돼 전국 268개 병원이 파업에 들어갔다. 12월 10일에는 수련의까지 동참했다. 660명의 의사는 “병원이 죽어가고 있다”며 보건부 장관이 공공의료 개선과 관련한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사직하겠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에서 지난해 11월 14일 열린 의료계 파업 시위에 간호조무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와중 파업 계속…7월 타결 

유로뉴스는 프랑스 보건의료 노조가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의 급여를 올리고 공공의료 분야 정부 지출을 늘릴 것을 원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의료진은 12월 16일 파리를 비롯한 전국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인상 요구와 의료진의 처우 개선 요구가 맞물린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 사태를 겪으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고 전했다.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는 파업과 시위로 파리가 마비됐다고 전하면서 프랑스 정부가 에펠탑 근무자부터 병원 의사에 이르는 광범위한 직종의 노동자들로부터 지출을 늘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선 응급실 개선 요구로 시작
지난해부터 파업·시위…올 7월에 타결
의료진 급여와 공공의료 지출 늘리기로
스페인 전공의, 대대적 파업·시위 나서
“코로나 대응에 월 200시간 노동 혹사”
이탈리아선 전공의 파업에 정치인 격려
WHO, 의료진 파업 기본권으로 보장해
옥스퍼드·하버드 파업 영향 연구 결과
남아공 제외 환자 사망률 영향 미미해
서로 양보하고 협상하는 자세가 중요

코로나 영웅 됐지만, 순교자 되기는 거부

프랑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2020년 들어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역병과 싸우면서 정부에 대해서 동일한 요구를 계속하며 협상에 나섰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의료 노조는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영웅이 됐지만, 순교자가 되기는 거부한다”며 대우와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13일 프랑스 보건의료 노조는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76억 유로(약 10조7200억원)를 지원금으로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임금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응급실 의료진은 이에 만족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해 계속 불씨가 남아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병원 전공의들이 지난 7월 27일 시내에서 열린 파업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 코로나19 진료 지친 전공의 파업  

스페인에선 지난 7월 전공의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지쳤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수도 마드리드의 병원의 수련의와 전공의 약 2000명은 지난 7월 14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간호사·약사 등 병원에서 수련 중인 다른 보건의료 직종 근무자들도 파업에 동참해 마드리드에서 전체 파업 참가 인원은 4600명에 이르렀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장시간 근무와 짧은 휴식 시간 등으로 피로가 누적됐음에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스페인 남부 발렌시아 지역의 전공의들도 7월 21일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중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전공의들이 지난 7월 13일 가두 행진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31시간 연속 근무’ 열악한 근무 여건

파업 참가 전공의들은 전봇대 등에 파업참가 이유를 쓴 대자보를 붙였다. 소셜 뉴스 웹사이트인 ‘레딧’에 오른 한 대자보에는 ‘나는 31시간 연속 근무했다’ ‘코로나19 양성인데도 근무하도록 강요받았다’ ‘한 달에 200시간을 일했다’ ‘외래 환자와 코로나19 환자를 같은 공간에서 보고 있다’‘내가 아무리 많이 일해도 67세까지는 은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하도 피곤해서 수술실에서 잠이 들었다’ ‘30명의 환자를 연속으로 진료했다’ ‘(하도 장시간 근무해서) 1시간 임금이 10유로도 되지 않는다’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담겼다.  
그리스에서도 코로나19 대응에 지친 의료진이 근무조건 대선을 요구하며 파업과 시위에 나섰다. 이탈리아에서도 수련의와 전공의들이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정치인들도 청년 의사들의 시위 현장에 출동해 지지연설에 나섰다.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료진은 지쳐 가는데 정부는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만 할 뿐 제대로 대우를 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팽배해지면서 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의 대정부 항의가 쏟아지는 셈이다.  
 

지난 5월 2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전공의 시위에 정치인들이 참가해 연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EPA=연합뉴

의료진은 희생만 강요받는다는 불만  

의사를 비롯한 의료계는 정부가 의료진의 희생만 강요하고 병원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바람에 그 피해가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이를 현장에서 가장 잘 아는 의료계가 나서서 정부에 항의하고 보건의료 당국과 협상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계가 주장하는 파업의 명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세금, 또는 복지 기금으로 무상의료와 공공의료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유럽 정부들은 무상과 공공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예산을 아낄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와 대립해왔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코로나19로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이유가 허약한 보건의료 체계와 정부의 예산절감 정책에 있다며 대립해왔다. 참담한 코로나 피해가 의료계와 의사들의 대립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프랑스의 경우 정부와 보건의료 노조의 끈질긴 대화와 협상으로 합의를 이뤘다. 보건의료 정책을 두고 현장의 의료인과 예산을 아껴야 하는 정부가 대립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예산이 아닌 다른 분야의 정책으로 대립하는 것은 소통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의료인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운 상황에서 정부나 정치인이 대립을 부추기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의료인과 정부는 서로 적이 아니고 공존하며 대화할 상대다.  

지난 5월 1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의사들이 파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의사 파업과 환자 사망률 연관 있나?

의사들이 파업하면 의료대란이 벌어질까? 환자들은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해 위험에 처하게 될까? 코로나19에 신경이 쏠린 틈을 타서 공공의대설립, 한방첩약보험회 등 정권 차원의 보건정책을 밀어붙이려는 정부에 불만을 품은 의사들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이런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의사 파업과 환자 사망률과의 연관 관계는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미국·영국·스페인·이스라엘·남아프리카공화국·크로아티아 등 5개국의 7개 파업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연구 결과는 180년 역사의 의학학술지인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 2015년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응급실근무 인력까지 줄인 크로아티아의 경우만 응급환자 사망률이 증가했을 뿐, 다른 경우는 환자 사망률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나 의료진의 파업 참여율의 높고 낮음도 사망률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의료진이 지난 7월 4일 파리에서 사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병원을 위해 마술 같은 돈을 마련해줄 수 없다'는 발언에 빗대 '마술 같은 의료 요원은 없다'는 글을 적은 플랭카드를 들고 나왔다. 국민의 권력을 잠시 맡은 선출직 공무원에 맞서는 전문직 종사자들의 기개가 보인다. AP=연합뉴스

 

미·영·이스라엘 등에선 파업 영향 없어  

조사 대상인 파업을 하나씩 따져보자.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 LA 카운티에서 벌어진 파업은 의사의 20~50%가 5주 동안 비응급 진료 외 다른 진료를 거부했다. 당시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의사 파업도 마찬가지다. 당시 73%의 의사가 4개월간 입원환자의 진료를 거부했다. 그런데도 사망률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1999년 스페인에서 수련의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9일간 모든 수련의가 모든 의료 업무에서 철수했다. 이 당시에도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의사들이 응급 진료를 제외한 모든 진료에서 철수했다. 그 결과 매장자 숫자가 평소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가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2003년 발칸반도의 크로아티아에서 의사들이 최소한의 근무만 하면서 파업을 했을 때도 결과는 차이가 없었다. 의사들은 당시 4주에 걸쳐 모든 병원에서 주말 근무 수준의 최소 인력만 남기고 철수했다. 그런데도 환자 사망률에는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2012년에는 영국에서 의사들이 파업을 벌여 비응급 진료를 중단했지만, 참여율은 8%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에도 파업 이전과 이후의 사망률이 변하지 않았다.  
 

남미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지난 5월 29일 의료계 종사자들이 코로나19 와중에 의사 확보와 보다 나은 근무여거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아공 한 병원에서만 사망률 증가 관찰

의사 파업으로 사망률이 증가한 사례는 단 한 곳에서 관찰됐다. 2010년 남아공의 림포포 주에서 1개 병원을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에서 응급·선택 진료를 중단했을 때 1개 병원에서 사망률 환자 사망률 증가 현상이 관찰됐다. 남아공 동북부에 있는 림포포 주는 580만 명 정도의 인구가 사는 지역이다. 이 사례는 BMJ에 실린 것 외에도 또 다른 연구가 진행됐으며 2012년 남아공의학저널(SAMJ) 9월호에 그 결과가 실렸다. SAMJ에 실린 보고서는 당시 20일간 파업이 벌어졌던 폴로크와네 병원을 집중적으로 조사·연구한 결과다. 연구는 병원 진료정보 시스템, 병원 희생자 담당 부서, 병동과 수술실의 통계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 병원에는 파업 당시 262명의 환자가 입원 중이었으며, 그중 40명은 외과 환자였다. 파업 기간 중 외과 병동의 40건을 포함해 병원 전체에서 96건의 수술이 진행됐다. 이 중 외과 수술환자 8명을 포함해 50명이 숨졌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이 병원에서 파업이 없었던 2010년 5월과 비교했다. 5월에는 외과 125명을 포함해 모두 975명이 입원했으며, 외과수술 79건을 포함해 340건의 수술이 진행됐다. 이 중 외과 12명을 포함해 61명이 숨졌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8월 14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확대 등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다. 서울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의협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3만3836개소 중 1만1025개소(32.6%)가 휴진했다. [뉴스1]

 

환자 이익과 의사 권리 사이 조화 필요

결과적으로 파업 기간 중 외과를 포함한 내원 환자의 숫자는 파업이 없는 동안과 비교해 현저히 줄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숫자도 줄었다. 하지만 입원환자를 분모로, 사망자를 분자로 해서 사망률을 산출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파업이 없는 동안은 전체 입원환자의 사망률은 6.26%였는데 파업 기간에는 19%로 늘었다. 외과 환자 사망률은 9.6%에서 20%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파업이 심각하고도 현저하게 진료에 영향을 준다고 결론 내렸다. 그 결과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해석이다. 이 사례는 의사 파업과 환자 사망률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다.  
상황이 다른 한국에서 의사 파업이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는 현재로썬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환자의 이익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환자의 이익과 의사의 권리 사이의 조화가 절실함을 해외 사례는 보여준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