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 배경막에 흐르던 문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견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취임 100일 온라인 기자회견
“문 대통령 야당 때 여당 잘못 지적
잘하리라 믿었는데 지금은 전혀…
차기주자 당내서 나올 거라 확신
변화·혁신 DNA 확실히 심을 것”
100일 전, 김 위원장 스스로 ‘백척간두에 선 심정’이라 피력했을 정도로 당은 존망의 기로였다. 하지만 이후 아스팔트 우파와 거리를 뒀고 기본소득 등 이슈를 선점했는가 하면 광주 5·18 묘지에서 무릎을 꿇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절반 수준이었던 당 지지율이 한때 민주당을 앞서기도 했다.
이런 변화상 때문인지 김 위원장은 자신감도 내보였다. 특히 차기 주자를 두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당내에서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당 밖에 계신 분도 우리 당이 흡수해 결국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거듭되자 “내가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이 많은지 이해가 안 간다. 그가 어떤 생각 갖고 정치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그는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해서도 “외부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 스스로 100일 동안 가장 잘한 게 뭔가.
- “당이 비교적 안정을 유지했다.”
-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 “당명, 정강·정책 변경 등에 있어 억지로 관철하려고 한 적은 없다.”
-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사과할 건가.
- “사법절차가 완료된 후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
-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평가해 달라.
- “모든 측면에서 잘하리라 믿었다. 왜냐하면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때 여당 잘못을 계속 지적했기에 이를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거로 봤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으로 “지난 100일은 변화와 혁신의 시동을 건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국민 시대를 열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