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돼버린 여행…식당 차린 항공사의 '눈물젖은 기내식'

중앙일보

입력 2020.09.03 18:30

수정 2020.09.0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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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타이항공에서 오는 9일부터 운영하는 식당. 최대한 항공기 내부를 재연해 식당 내부를 꾸몄다. [인스타그램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사실상 6개월 넘게 막히자, 비행의 추억을 자극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가 하면, 아예 객실 모양을 흉내 낸 식당을 운영하며 여행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태국의 대표 항공사인 타이항공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하늘 위의 맛, 날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라는 특별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먹었던 기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행기 객실을 그대로 따온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

기내식 배달 서비스도 등장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태국 방콕의 타이항공 본사에서 운영되는 이 식당은 최대한 항공기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실제 항공기의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을 가져와 배치했다. 더불어 보잉 747 항공기 창문과 엔진으로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항공기 부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타이항공 식당 내부의 테이블.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보잉747의 창문과 엔진으로 테이블을 설치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특히 이용자가 실제로 항공기에 탑승하는 기분을 낼 수 있게 식당 출입문에는 타이항공이 그려진 항공기 출입용 계단을 설치했다.
 

타이항공 식당으로 가는 계단. 출입문에 항공기를 오르내리는 계단을 설치해 비행의 추억을 자극한다. [인스타그램 캡처]

음식도 항공기 기내식을 만들었던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실제 기내식처럼 양식·일식·중식 등 타이항공의 기존 대표 음식들을 판매한다. 음식 가격은 129밧(약 4900원)에서145밧(약 5500원) 수준이다.


◇기내식 배달부터 제조법 제공까지 

이 밖에도 기내식 배달을 시작한 항공사와 기내식 업체들도 있다. 지난달 30일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엘알항공과 터키항공 등에 기내식을 제공했던 한 케이터링 업체는 기내식 배달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마술사인 유리겔라는 인스타그램에 “(기내식을 시키면) 파산하고 있는 기업을 돕고 직원들의 실직을 막을 수 있다”며 홍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캐나다 에어노스 항공이 제공하는 기내식 배달 서비스. [에어노스 항공 캡처]

캐나다 유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노스 항공도 최근 캐나다 유콘주를 대상으로 냉동식으로 된 간편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나이티드항공에서 기내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홈페이지에 올린 간식 레시피. 이 밖에도 와플과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 캡처]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나이티드항공사는 와플과 바나나빵 등 기내에서 제공하던 간식의 레시피를 홈페이지에 상세히 올리기도 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