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고리 3·4호기는 가압경수로형 95만kW급, 신고리 1·2호기는 가압경수로형 100만kW급이다.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 자동정지
태풍 영향으로 소외 전력계통 이상 추정
“원자로는 안전, 방사선 영향 없어”밝혀
원전 측은 비율 차동용 계전기가 작동한 원인에 대해서는 발전소쪽 주변압기의 계기용 변성기에 염분이 들어가면서 아크(섬락)가 발생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즉 강한 태풍으로 계기용 변성기 절연체에 염분이 들어가 손상이 생겼다는 뜻이다.
원전 관계자는 “침수피해는 아니다. 전기 설비 및 전체 원전의 보호를 위해 자동 차단 기능이 있는 계전기가 작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고리 1호기가 이날 0시 59분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는 오전 1시 12분쯤 멈췄다. 고리 3호기는 오전 2시 53분, 고리 4호기는 오전 3시 1분 정지했다. 이들 원전 4기가 차례로 정지된 것은 같은 전력계통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리본부는 “원자로 정지로 인해 외부에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을 다각도로 조사해 이른 시일 내에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한수원으로부터 원전 4기가 자동 정지됐다는 보고를 받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원안위 측은 “4기가 정상운전 중이었으며, 이번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송전선로의 문제로 자동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송전선로 문제로 2017년 영구 정지된 고리1호기와 정비 중인 고리2호기의 비상 디젤발전기가 이날 오전 2시 24분과 오전 3시 30분경 자동 작동됐다. 비상 디젤발전기는 발전소 내 전력공급을 위한 것이다. 고리원전은 2003년 태풍 ‘매미’ 때에도 침수 피해를 보고 4기의 가동이 정지된 적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